정순신 사태, '아버지 검사'의 학폭 조장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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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신 사태, '아버지 검사'의 학폭 조장 사건이다 정순신 한동훈 윤석열 학교폭력 김행수 기자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의 사임 후폭풍이 여전히 거세다. 일부 언론과 정치권은 아들의 학교폭력 사건이 정순신의 발목을 잡았다는 식으로 보는 듯하다. 누군가는 '연좌제'를 말하기도 하고 일각에선"개인, 그것도 가족, 자녀의 사생활까지 검증 대상이어야 하느냐?"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법원 판결문 등에 등장하는 정순신 아들의 폭언 내용이다. 판결문을 읽으면서 교사인 나는 크게 충격을 받았다. 이렇게 심한 말을 지속적으로 계속했다는 것이 놀랍고, 최소한의 형식적 사과조차도 회피한 것도 놀랍다. 이 아이가 원래 나쁜 학생이라서 그런가, 피해자 학생의 말처럼 '악마'라서 그런가? 피해 학생은 제주 출신이다. 출신 지역과 연결해 '제주에서 온 돼지새끼'라 말하고, 제주도라는 지역이 겪은 4.3이라는 끔찍한 역사까지 결부시켜 '제주에서 온 좌파 빨갱이 돼지새끼'라는 조롱을 한 것이라고 본다. 어느 신문이나 정치적 성향이 있고, 독자 입장에서도 그것이 신문을 선택하는 기준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런데 조선일보를 읽는 학생이라고 해서 자신과 생각이 달라보이는 이를 아무렇지 않게"좌파 빨갱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으며, 더더군다나 이것을 말로 표현하지는 않는다. 그 나이쯤 되면, 우리 사회에서 '빨갱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사회적 의미를 모르지 않을 테니 더더욱 그렇다.

그럼 원인은 무엇인가? 가능성은 둘 중 하나다. 집안에서 그렇게 배웠거나, 그것도 아니면 스스로 깨달은 것이다. 제주도 출신이라는 이유로, 특정 신문을 본다는 이유로 좌파빨갱이라고 바라보는 시각은 검사 아들 세대의 시각이 아니라 검사 부모 세대의 시각이 가능성이 크다. 지금도 일부 어른들, 특히 정치권에서는 이렇게 주장하는 이들을 볼 수 있다. "... 굉장히 많이 진술을 번복하고,... 원고가 잘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상황이나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만, 자기가 동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에게, 피해학생 같은 경우에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하지 않는 모습을 봐서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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