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한가운데 내던져진 민간인 선원 이야기 전쟁과_선원 미시적 거시적 제2차_세계대전 노르웨이 김형욱 기자
독일이 노르웨이를 점령하기 7개월 전 1939년, 노르웨이 베르겐 부두에서 일을 하며 먹고사는 프레디와 시그뵨은 최근 들어 걱정이 태산이다. 마땅한 일을 찾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3주 동안 딱 하루만 일을 할 수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바다로 나가기로 한 그들은 18개월 동안 집을 떠나 미국 뉴욕으로 향하기로 한다. 큰돈을 벌어 집안을 일으킬 기회. 시그뵨은 혼자라서 급박하진 않았지만 프레디에겐 처와 세 자식이 있었다.
프레디와 시그뵨 일행은 미성년자 악셀과 여자 한나를 배에서 내리게 하지만, 그들은 기어코 돌아와 함께 여정을 계속한다. 그러는 사이 몇몇 동료들은 몰래 도망가기도 했다. 그렇게 다시 바다로의 항해, 그동안 살아남았던 MS 프로스테닉 상선은 독일 잠수함의 어뢰를 맞고 침몰한다. 와중에 살아남은 프레디와 시그뵨, 돌아온 한나도 죽고 악셀은 다행히 구했지만 곧 죽고 만다. 그들은 과연 끝내 살아남아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넷플릭스 오리지널 전쟁 영화는 매년 빠지지 않고 우리를 찾아온다. 2023년 아카데미 시상식의 승자 중 하나인 를 필두로 등 제2차 세계대전부터 현대전까지 가지각색이다. 와중에 이라는 노르웨이 작품이 공개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작품 매우 쫀쫀하다. 북유럽 영화 특유의 메마른 듯 진지하고 서늘한 듯 담백한 맛이 제대로 살아 있다. 전체적으로 단단하기 이를 데 없는데 웃음기나 액션이라곤 일절 찾아볼 수 없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다. 긴장감 어린 연출과 시간과 공간을 옮겨 다니는 서사로 중간중간의 긴 여백을 오히려 필수불가결한 개념으로 만들었다. 그야말로 믿음직한 영화다.가족을 건사하고자 먼 항해에 나섰다가 전쟁이 터져 타국의 승전을 위해 강제징용된 선원의 이야기는 얼핏 고고하고 멋져 보인다. 악마 같은 나치가 일으킨 세계 전쟁에서 승리하고자 일개 개인의 삶을 오롯이 바친다니 말이다. 그런데 실상은 고고하고 멋지기는커녕 이윽고 살아내고자 처절하기 이를 데 없는 투쟁을 할 뿐이다. 강제로 징용을 당했으니 전쟁의 승리를 위해 기꺼이 한 몸 바쳤다고 하기도 힘들다.
한편 프레디와 시그뵨 그리고 악셀과 한나 등 선원들은 전쟁을 몸소 체험하며 사지를 넘나들고 있지만, 전쟁의 양상이 어떤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알 도리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다. 그저 하루하루 살아내며 집으로 돌아가고 싶을 뿐이다. 그런 면에서 제1차 세계대전 배경의 과 맞닿아 있다. 전쟁을 거시적으로 조망하는 것보다 전쟁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던져진 개인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은 전쟁 영화라 할 만하지만 전쟁 하면 으레 떠올릴 이른바 '전쟁 액션'이 전무하다시피 하다. 바다가 배경이니 만큼 블록버스터급 제작비가 투입되지 않는 이상 보여 줄 수 있는 것에서 한계가 있을 텐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전쟁 영화가 맞나?' 싶을 정도다. 그럼에도 지루함을 느끼기 힘든 건 순수하게 연출의 힘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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