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강한 사람입니다. 심리상담도 자발적으로 잘 받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악성 댓글이나 온라인에서 사람들이 하는 말이 저를 힘들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이태원 참사 당시 사고 현장에서 이태원 상인들의 도움으로 운 좋게 살아남은 김초롱입니다. '왜 살아남았는가, 살았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하다 이 자리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밤 10시, 사고 현장 근처 와이키키술집 앞에 도착했고, 압박이 점점 심해져 발이 동동 뜰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조금 버티고 기다리다 보면 풀리겠지'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같이 갔던 친구를 잃어버렸고 주변에 키 큰 성인 남성들로만 둘러싸여서 시야 확보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무슨 상황이 펼쳐지는지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한 경찰관이 혼자서 목이 터져라 '앞에 사람이 깔려 죽었어요, 제발 통제에 협조해주세요'라고 외치는 것을 보았고, 이내 곧 1초에 4~5명씩 사람이 들것으로 실려 나오는 보게 되었습니다.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꼈지만, 실려 가는 사람들이 모두 죽었을 수도 있다는 걸 감히 상상도 못 했습니다.
저는 밤 12시 30분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이태원역 큰 거리로 나왔을 때, 거리를 보고 있으면서도 믿지 못하는 순간이 이어졌습니다. 영화에서나 볼 법한 장면들, 사람들이 거리에 다 누워있는 장면들. 집으로 돌아오고 나서 잠을 한숨도 자지 못했습니다. 뉴스 속보가 뜰 때마다 사망자 숫자가 올라가는 것을 보며 도대체 내가 무슨 현장에 있었던 것인지 피부로 느꼈고 죄책감과 후회로 서서히 제 일상은 모든 것이 망가졌습니다.저는 300여 명의 사상자 안에 드는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공무원이나 행정안전부 등에서 별도로 연락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었고, 살고 싶었기에 스스로 적극적으로 심리지원을 알아보았습니다.'선생님, 아무래도 그곳에 가지 말았어야 했어요'라고 말하는 제게, '가지 말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어딜 가든 안전하게 지켜줄 수 있는 나라인 게 맞다.
치료와 상담을 통해 아무리 개인적으로 노력해도 결국 바뀌지 않는 사회와 매번 쏟아지는 망언들이 제 노력을 모두 물거품으로 만듭니다. 인간에 대한 이해가 조금도 없고 아직까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깨닫지 못하는 자신의 '무지함'과 '비열함'에 스스로 '열등감'을 가지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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