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때 나라 구한 나무, 귀한 대접 받고 있다 안면도 안면도자연휴양림 안면도수목원 소나무 상록수 성낙선 기자
한겨울에 숲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지 않다. 여름철 한껏 푸르렀던 나무들이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빛을 잃은 채 맨몸으로 서 있는 광경이 황량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세찬 눈보라가 몰아치기라도 하면,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아 있는 나무들이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서 있는 것처럼 보여 안쓰러울 때도 있다.
누구라도 태안반도에서 연륙교를 건너 안면도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이 해변들 중 하나는 반드시 들러가게 되어 있다. 안면도로 들어선 이상, 어쩔 수 없다. 가는 곳마다 해변으로 가는 길을 안내하는 이정표들이 눈에 띈다. 그렇다 보니, 자칫 이들 해변이 안면도의 전부인 것처럼 비칠 때도 있다. 하지만 안면도가 어떤 섬인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안면도에서 생산되는 소나무 목재는 주로 궁궐 건축이나 배를 만드는 데 사용됐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이 주력으로 삼았던 판옥선이 왜선을 충파로 들이받아 박살 낼 수 있었던 것도 안면도 소나무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안면도 소나무로 만든 판옥선이 삼나무로 만든 왜선보다 더 단단했다. 안면도 소나무가 가히 나라를 지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일제시대에는 안면도뿐만 아니라, 전국의 소나무들이 전쟁 물자로 사용되는 등 온갖 수난을 겪었다. 일제는 태평양전쟁 막바지에 전쟁 물자가 바닥이 나기 시작하자, 송진을 연료로 써야 하는 지경에 이른다. 그때 소나무 밑동에 상처를 내 송진을 채취했다. 소나무 숲을 찾아다니다 보면, 아직도 곳곳에 그 흔적이 남아 있는 걸 볼 수 있다.
등산로라고는 하지만, 이 길들도 사실상 산책로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그래도 등산로 안쪽으로 소나무 숲이 비교적 깊은 편이다. 길 위로 빛이 잘 들지 않는 곳도 있다. 한낮에도 길이 어둑어둑하다. 때로 산책로와 등산로가 겹치면서 길이 조금 복잡해 보이기도 하지만 이정표만 잘 따라가면 아무 문제 없다.여기서 상록수 여행을 끝내면 조금 허전하다. 휴양림에서 소나무 숲을 여행한 뒤, 걸어서 안면도수목원으로 이동한다. 휴양림과 수목원이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이 수목원에서 휴양림 소나무 숲에서는 보지 못했던 다양한 상록수들을 만날 수 있다. 상록수들이 얼마나 많은지 수목원 내 대부분의 구역이 여전히 푸른색을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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