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상황에서 독도 수호에 특히 유의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집념이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극우가 아닌 일반 보수 성향을 갖고 있다지만, 적어도 독도와 관련해서는 극우 못지않게 강경한 인물이 바로 그다.
강제징용 문제에 관한 백기를 들고 도쿄까지 찾아간 윤석열 대통령은 일본의 성의 표시를 받아내기는커녕 도리어 압박 공세에 시달릴 처지에 놓였다. 한·일정상회담 당일인 16일 밤에는 독도가 회담에서 거론됐다는 NHK 보도가 있었고, 박진 외교부 장관과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방송에 나가 '의제로서 논의된 바 없다', '독도 얘기를 한 기억이 없다'고 진화하는 일까지 있었다.
기시다 대신이 독도에 대해 보통 이상의 집념을 보였다는 점은 학술 논문으로도 증명된다. 작년 11월 제133집에 수록된 곽진오 동북아역사재단 책임연구위원의 논문 '기시다 후미오 내각의 독도정책과 한일관계'는 당시의 기시다가 어느 정도나 집착했는지를 잘 보여준다.기시다 대신은 차관급인 시마지리 정무관이 시마네현에 파견된 지 엿새 뒤인 2013년 2월 28일 국회 외교 연설에서"하룻저녁에 해결되지는 않지만, 끈질기게 대응할 것"이라며 독도에 대한 의지를 천명했다. 이것이 빈말이 아니었다는 점은 3월 2일 중의원 예산위원회 발언으로도 증명됐다.
기시다 외무대신은 사쿠라우치 의원이 제기한 북방영토 질의에 대해서는 무시하고 독도 ICJ 제소만을 강조했다. 이는 향후 일본의 영토정책이 독도에 대해서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 제68주년 해양경찰의 날을 앞둔 2일 오후 경상북도 울릉군 독도 인근 해상에서 해양경찰 경비함정이 소화포를 발사하며 해양영토를 지키고 있다. 2021.9.2 ⓒ 사진공동취재단부담스러운 러시아보다는 만만한 한국을 상대로 실적을 거두려는 생각이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음을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다. 위 논문은 스가 요시히데 자민당 총재 겸 총리대신의 후임을 선출하는 2021년 9월의 선거운동에서도 기시다의 집념이 다시 드러났다고 설명한다. 경쟁자인 고노 다로 행정개혁대신,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대신, 노다 세이코 전 총무대신도 독도에 대해 강경 입장을 표명했지만, 기시다는 이들보다 한 걸음 나아가 있었다고 위 논문은 지적한다.
그런데 지금 일본 영토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나라는 한국이 아니라 러시아다. 시진핑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중·러 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21일, 기시다 총리는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중·러 회담에 재를 뿌렸다. 이런 기시다 총리를 겨냥해 러시아가 보여준 보복 조치가 있다.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4개 섬이 포함된 쿠릴열도에 미사일을 배치한 일이다. 기시다가 독도 쪽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것은 이 문제를 놓고 윤 대통령과 싸울 의향이 있음을 드러내는 일이다. 오므라이스와 폭탄주를 놓고 러브샷까지 하면서 파안대소했지만, 그의 머릿속에서는 '다케시마'가 떠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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