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모토 가 남긴 질문, 해안길 걸으며 내린 답
나는 영국에서 살고 있다. 오랜만에 날씨가 맑고 화창하니 가까운 해변 언덕을 함께 걷기로 한다. 영국 남서부 차머스 해변 근처 골든캡 절벽이 근처에서 가장 높다고 해서, 한 번쯤 가보고 싶던 참이었다.
그의 사후 1년이 막 지난 최근, 그 피아노는 완전히 부서지고 풍화되어 마침내 자연의 일부가 되었다고 한다. 사카모토 자신과 같은 운명을 피아노를 통해 직접 바라보고 싶었던 것일까. 그의 생각이 궁금해서 책 , 사카모토의 마지막 출간작을 읽기 시작한다. 에피소드 중에는 젊은 시절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과의 인연, 서울에서의 공연을 서술한 부분이 있다. 그가 암 투병 중일 때 한국의 가수인 방탄소년단, BTS 슈가와 만나 대화한 일화도 나온다. 우리 부부는 한참 절벽을 따라 걷는다. 경사진 언덕을 자신 있게 오르기도 하고, 들풀이 가득한 평야에서는 콧노래 부르며 여유를 부리다가, 내리막길은 미끄러질까 조심히 걷기도 한다.
다시 걸어온 길을 돌아 나온다. 이제는 다리 근육이 땅기고 숨이 가쁘지만, 기분만은 상쾌하다. 요즘 나이 든 게 실감나기 시작하고 기운이 떨어지는가 싶었는데, 이번에 보니 아직은 꾸준히 움직이면 근력에는 크게 문제 없을 것 같아 내심 다행이다. 왕복하니 6마일, 2만 보가 조금 넘는 기록이지만, 가파른 언덕 경사길까지 감안하면 수치 이상의 제법 고된 길을 걸어온 셈이다.목표 지점 끝에 거의 다다랐을 무렵, 해안가가 내려다 보이는 좋은 위치에 서 있는 벤치가 보인다. 등이 맞닿는 부분에 '생전 이 언덕을 무척 사랑했던 고인을 기리며 기증된, 그가 세상에 남긴 흔적'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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