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년 느티나무와 석불이 든든하게 지켜주는 담양 한재골 대치마을
어린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놀고 있다.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딱지치기도 한다. 흙을 갖고 노는 아이도 보인다. 나무 둥치를 타고 오르다가 나와 눈이 마주친 아이는 연둣빛 웃음을 지어 보인다.
'어른 다섯의 아름이 넘는 교정의 느티나무/ 그 그늘 면적은 전교생을 다 들이고도 남는데/ 그 어처구니를 두려워하는 아이는 별로 없다/ 선생들이 그토록 말려도 둥치를 기어올라/ 가지 사이의 까치집을 더듬는 아이/ 매미 잡으러 올라갔다가 수업도 그만 작파하고....'느티나무는 넉넉한 가지를 사방으로 펼치고 있다. 자태가 늠연하다. 키 30여 미터, 가슴높이 둘레 8미터 가량 된다. 나무 한 그루로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이성계가 심었다고 전한다. 600번도 넘는 봄날을 보낸 셈이다. 생물학적 가치도 높아 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제13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공존상도 받았다.
대치는 두 개의 산을 배경으로 마을이 자리하고, 앞으로 너른 들이 영산강까지 펼쳐져 있다. 한재초등학교 교가도 '불대산 높은 기상 메아리치고/ 영산강 푸른 물결 굽이치누나/ 보아라 한재벌의 아침햇살을…'로 시작한다. 척서정은 더위를 씻는 정자다.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방이 없다. 17세기에 건립된 뒤 몇 차례 고쳐 지었다. 일반적인 정자와 달리, 마을 복판에 들어서 있다. 누구라도 쉴 수 있는, 모두한테 열린 공간이다. 마을의 크고 작은 일도 여기에서 논의됐다. 냇물 흐르는 골목의 담장벽화도 멋스럽다.척서정 옆에 수령 500년 된 느티나무가 있다. 영천이씨 입향조 이희증이 용인에서 옮겨와 터를 잡고 살면서 심었다고 전한다. 당산나무 옆에 쌍계당도 있다. 1821년 지은 영천이씨 문중의 강론장이다. 한말에 불탄 것을 1956년 다시 지었다. 건물에 '쌍계당' '효우당' 편액이 함께 걸려 있다. 효우당은 문종이 내려준 이종검의 당호다. 이종검은 이석지의 손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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