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식 ‘정의 구현’… 피해자 동의 없이 ‘폭로’ 되고, ‘언론’은 기름 부었다 [플랫]

유튜버식 ‘정의 구현’… 피해자 동의 없이 ‘폭로’ 되고 뉴스

유튜버식 ‘정의 구현’… 피해자 동의 없이 ‘폭로’ 되고, ‘언론’은 기름 부었다 [플랫]
‘언론’은 기름 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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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집단 성폭력 사건’ 가해자 신상을 폭로하며 주목받은 유튜버가 영상을 모두 삭제했다가 하루 만에 새로운 관련 영상들을 올리기 시작했다. 다른 유튜버들까지 신상 폭로나 사...

전문가 “사실 확인·검증이라는 ‘언론의 책무’ 잊지 말아야”

윤김지영 창원대 철학과 교수는 “유튜버들은 레거시 미디어가 자신들의 일거수일투족에 따라서 왔다 갔다하는 모습을 보며 일종의 승인 장치로 느낀다”며 “단순히 ‘유튜버가 어떻게 했다’라고 쓰는 보도야말로 자극적인 콘텐츠를 소비하고 생산하게 만드는 트리거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유튜버의 폭로에 언론이 추임새를 넣으며 사적제재 ‘광풍’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결국 가해자 신상공개는 ‘정의구현’이라는 허울을 쓰고 유튜버와 언론의 사익 추구에 이용됐다. 지난 1일까지 구독자수가 4만8000명이던 나락보관소는 신상공개 영상 게재 후 4일 만에 구독자 50만명을 기록했으며 댓글을 통한 후원금을 받기도 했다. 유튜버 스스로도 커뮤니티 댓글을 통해 “수익은 달달한 게 맞다”고 밝혔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밀양 사건으로부터 20년이 지났지만 피해자가 유튜버들의 상업적 이윤 창출을 위한 경쟁에 이용되면서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했던 과거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락보관소의 영상물을 계기로 20년 전의 참혹한 사건이 다시 여론의 주목을 받고 관련 영상과 정보가 인터넷에 확산되면서 2차 가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건에 대한 관심이 피해자 회복과 구제, 재발 방지 논의로 이어지기보다 범행의 흉악성과 느슨한 처벌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범죄 콘텐츠’로 소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건과 무관한 인물이 가해자와 연관된 인물로 지목되는 일도 벌어졌다. A씨는 나락보관소가 ‘가해 일당’으로 지목하면서 다른 유튜버가 사업장에 찾아오는 등 피해를 봤다고 했다. A씨는 한 육아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저는 가해자의 여자친구도 아니며 지금까지도 마녀사냥이 계속되고 있다”며 “진정서를 제출하고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나락보관소는 잘못을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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