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대법 전원합의체... 그래도 '기대 없다'는 당사자 노란봉투법 손배 불법파견 현대자동차 노조법개정 김성욱 기자
"돈이라고 같은 돈이 아니잖아요. 예를 들어 우리한테 10억과 현대자동차한테 10억은 하늘과 땅 차이잖아요. 우리에겐 인생 조지는 거액이지만, 현대자동차한테는 '껌 값'일 뿐이거든요. 자본에게 손배가 무기가 되는 이유가 바로 그거예요."
그런데 지난해 11월, 대법원이 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 소송이 제기된 지 10여년만이었다. 전원합의체란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관 14명이 모두 심리에 참여하는 것으로, 판결로 인한 사회적 파장이 크다고 예상되거나 기존 판례를 수정하는 경우에 주로 구성된다. 그나마 우리는 손배 액수가 적은 편이다. 동료 중에는 지연이자까지 합쳐 200억 원이 넘는 손배가 남은 이도 있다. 그 동료도 나처럼 끝까지 회사에 굽히지 않고 버틴 터였다. 노동자들한테 그런 돈이 어디 있나. 그 동료, 200억원은커녕 2000만원도 없을 거다.""현대자동차도 걱정이 좀 되는 모양이더라. 최근 우리를 만나서 손배 문제를 정리하자고 하더라. 회사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받고 싶지 않은 거다. 어이가 없다."강자에게 칼까지 쥐어준 꼴... 노동자 옥죄는 손배, 언제까지 이대로 둘 건가""허무했다. 기쁘기도 했지만, 나와 완전히 똑같은 일을 하는 2차 하청 업체 노동자들은 패소했기 때문이다. 법이 도대체 뭔가 싶다. 나는 2004년 9월 6일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에 있는 사내 하청업체에 입사했다. 정규직들이 기피하는 서열, 불출 업무를 하며 150~180킬로그램 되는 쇳덩이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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