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없이 쓴 단어 '노가다'... 통렬히 반성합니다 건설노동자 신문사일제용어 현장용어 노가다 일제잔재 나재필 기자
건설현장 초짜시절, 한 배관 기술자가 난생처음 들어보는 공구 이름을 대며 일을 시켰다. 깔깔이라면 군인들이 야전상의 속에 덧입는 방한복을 말하는 건가? 건설 현장서 깔깔이를 찾을 리가 없는데 뭐라는 거지?적잖이 당황한 마음에 공구함 쪽으로 걸어가면서 인터넷 검색을 시작했다. 베테랑 근로자에게 물어보면 됐지만 '그것도 모르냐'며 핀잔 들을까 봐 스스로 해결하려 한 것이다. 난 서둘러 공구를 찾았고 의기양양하게 내밀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가 말한 '깔깔이'는 나사를 풀거나 죄는 데 사용하는 래칫핸들이었고, 복스 알 사이즈는 6.35㎜를 뜻하는 일본말이었다. '깔깔이 바'는 짐을 고정할 때 쓰는 자동바를 말하는데 멈춤쇠의 작용에 의해 한쪽으로만 회전을 전하고 반대 방향으로는 운동을 전하지 않는 톱니바퀴로 래칫 휠이라고도 한다. 이후에도 공구 이름과 건설 용어를 몰라 머릿속이 하얗게 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건설현장 용어는 머리를 싸매고 공부한다고 알게 되는 일이 아니다. 시간이 가면서 스며들게 되고, 깨지면서 배우게 된다. 신규 인력들이 처음에 고전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노가다라는 말은 일본 말 '도카다'에서 유래됐다. '틀이 없다'라는 뜻이니 건설현장이 터만 있는 무의 상태에서 어떤 구조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기 때문에 이 같은 말이 생겼다고 한다. 한마디로 '틀이 없는 직업, 틀이 없는 산업, 틀이 없는 직장'이다. 일을 끝내자는 '시마이', 그날 정해진 할당량을 채웠을 경우 끝나는 일을 일컬을 때 쓰는 '야리끼리', 지렛대란 뜻인 '빠루', 운반이란 뜻의 '곰방', 각목을 뜻하는 '가꾸목', 줄자는 '겐나와', 오비끼는 고임목, 아나방은 천공 강철판, 반생이는 둥글게 말아놓은 철사를 뜻하는데 흔히들 쓰는 용어다.
신입 기자가 입사하면 경찰서를 돌면서 취재 훈련을 받게 되는데 이를 '사쓰마와리'라고도 한다. 사쓰마와리는 일제강점기 신문사들부터 내려온 용어로 추정된다. 독불장군을 의미하는 '독고다이'는 태평양 전쟁 당시 자폭공격을 감행한 가미가제를 칭하는 특공대가 발음이 변한 것이다. 절반이라도 만회해 보라며 '반까이'라는 말도 썼다.'노동자의 적은 노동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일본 현장용어 사용은 노노 갈등의 단면으로 읽히기도 한다. 그런 싸구려 용어를 알아듣지 못한다고 노동자가 노동자를 무시하는 일은 이상한 위계요, 자승자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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