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연하장과 크리스마스 카드를 통해 나누었던 아날로그 감성의 추억을 떠올리며, 인터넷 시대에 사라져 가는 손편지와 택배 우체국으로 변한 우체국의 모습을 묘사한다.
연말이면 크리스마스 카드 나 연하장 을 보내는 게 연례행사였는데, 친구들에게는 크리스마스 카드 로, 윗사람에게는 격식을 갖춘 연하장 을 보냈다. 매년 12월이 되면 우선 해야 할 주요 과제 중의 하나였고, 수십 장을 넘게 보내야 하는 해에는 카드와 우표값으로 미리 용돈을 모아야 하기도 했다. 연하장 주고 받던 시절 연하장 은 한 해를 보내면서 고마운 분들에게 보내는 감사의 인사, 어쩌다가 다투었던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면서 화해를 청하는 마음의 편지였다. 친구들에게 모두 보낸다고 했는데, 깜빡해서 보내지 못하는 때도 있다. 친구들과 우연히 얘기하다가 나만 카드를 못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친구와의 친밀감을 의심하기도 하고 마음이 상하는 경우도 생겼다. 이젠 모두 옛이야기가 됐다. 인터넷 시대 , 간단하게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이메일이 생기면서 아날로그 감성 의 손편지 가 없어졌다. 요즘은 SNS를 타고 동시다발적으로 다량의 메시지를 보낸다.
누구에게 보내는지, 어떤 관계의 사람에게 보내는지 굳이 구분할 필요가 없다. 가장 일반적인 문구로 멋들어지게 한 장을 만들고 전송을 누르면 끝이다. 차별성도 없고, 개인화도 필요 없다. 굳이 용돈을 모아가며 연하장이나 우표를 구매할 필요도 없고, 일일이 손으로 편지내용과 주소를 쓸 필요도 없다. 더욱 중요한 것은 보내는 사람에 맞게 무엇을 적을까 하는 고민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저 두리뭉실하게 넘어가면 된다. 오늘 오랜만에 손편지를 부치려고 우체국에 갔다. 연말이라 그런지 우체국 창구는 사람이 가득했다. 예전 카드나 연하장에 붙일 우표를 사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던 우체국을 연상케 해주었다. 그러나 다른 게 하나 있었다. 사람들의 손에는 편지 대신 번호표가 들렸고, 그 앞에는 큼지막한 택배 상자들이 놓여 있었다. 예전 우체국은 편지를 부치는 곳이었으나, 이제 우체국은 택배를 부치는 곳이 되었다. 우체국은 우리의 아날로그 감성을 앗아간 대표적인 곳 중의 하나다. 이메일과 SNS, 문자메시지가 일반화되면서 이제 편지는 구시대의 유물이 되었다. 편지를 부치던 우체국이 사라지고, 이제는 택배를 부치는 우체국이 되었다. 생존 전략이니 어쩔 수 없지만, 길거리 빨간 우체통의 추억을 빼앗긴 기분이다. 밤새 편지를 쓰고 우체통 앞에서 부칠지 말지를 고민하던 그때의 추억이다. 길가의 빨간 우체통은 손편지가 전부이던 시대, 많은 사람의 애환과 추억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시대의 상징물이다. 잡지의 제일 뒷장에 나오는 펜팔란을 보면서 알지도 못하는 이성에게 손편지를 보내고서는 며칠을 끙끙 앓던 친구들이 있었다. 버스에서 만난 이성 친구에게 편지를 쓰고서는 슬쩍 가방에 질려 넣거나, 아는 친구에게 전해달라고 빵을 사주면서 부탁을 하던 친구도 있었다. 멋들어진 문구로 연애편지를 잘 쓰는 사람은 어디서든 환영을 받았다. 학교 다닐 때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지만, 군대에서 연애편지를 잘 쓰는 병사는 선임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선임들의 연애편지를 대필해 주는 게 커다란 특기였으니 말이다. 손으로 직접 쓴 편지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세상을 이어주는 커다란 연결고리였다. 그래서 집 앞을 지나가는 빨간 가방의 우체부 아저씨는 항상 기다려지는 사람이었다. 답장에 깊어지는 고민 오늘 부친 손편지는 아주 사연이 많다. 얼마 전 아내가 60년 만에 처음 만난 사촌 언니의 편지에 대한 답신이다. 그분은 아내가 상대방의 존재를 아예 몰랐던 생면부지의 재일교포 2세다. 아내의 전화번호와 이름만 들고 입국한 그분을 호텔 직원의 중개로 만났다. 일본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라 한국어를 1도 못해서, 소통이 전혀 안 되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휴대전화 갤러리의 사진으로 가족임을 확인할 수 있었고, 스마트폰의 번역 앱에 의지하면서 간단한 의사소통을 했다. 매우 어처구니가 없기도 하지만 황당한 만남이기도 했다. 이틀간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일본으로 간 언니한테서 한 달 만에 편지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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