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동료는 그를 '10년 넘게 성실하게 일하던 사람'이라고 했습니다.\r미추홀 전세사기 피해자 사망
24일 이씨가 숨진 채 발견된 장소 부근엔 생전 이씨가 구입한 것으로 보이는, 귀퉁이 일부가 불에 그슬린 로또 복권 몇장이 남아있었다. 이씨가 세상을 등지는 순간에 남은 흔적으로 추정된다. 심석용 기자24일 인천 미추홀구의 한 아파트 앞. 박모씨는 수척한 얼굴로 이웃인 이모씨를 마지막으로 봤던 순간을 회상했다. 박씨와 같은 층에 사는 이씨는 이날 오전 9시 47분쯤 미추홀구의 한 도로에 세워진 자신의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틀째 연락이 안 되고 어제부턴 출근도 하지 않았다”는 회사 동료의 신고를 받고 119구급대가 출동했지만, 이씨는 구조되지 못했다. 이씨는 이른바 ‘건축왕’으로 불린 건축업자 남모씨의 전세사기 피해자였다. 숨진 이씨의 곁엔 손글씨로 적힌 유서가 놓여있었다고 한다. 이날 오후 6시 30분쯤 이씨의 차량이 서있던 자리엔 생전 그가 산 것으로 추정되는 로또 복권 5장과, 그의 죽음을 암시하는 내용이 적힌 찢어진 종이들이 흩어져 있었다.
그런 이씨의 얼굴에 깊은 그늘이 드리운 건 지난해 가을쯤이었다. 갈수록 말수가 줄어드는 이씨가 걱정돼 동료들이 이유를 물었더니 “살던 집이 경매에 넘어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고 한다.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이씨는 2018년 6월 보증금 62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고 미추홀구의 한 아파트에 입주했다. 2017년 2월 근저당이 설정된 아파트였다. 하지만 새집을 얻었다는 안도감은 잠시였다. 이씨는 지난해 11월쯤, 자신이 사는 집이 임의경매에 넘겨졌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자신이 조직적 전세 사기의 피해자라는 걸 알아챈 건 그보다도 한참 뒤였다. 이씨를 집어삼킨 전세사기의 중심에 ‘건축왕’ 남씨가 있었다. 남씨는 다른 사람 명의를 빌려 토지를 매입한 뒤 소규모 아파트나 빌라를 지었고, 공인중개사를 시켜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대출금과 전세보증금 수입에 의존해 대출이자와 직원 급여, 보증금을 돌려 막았다.
앞서 인천 미추홀구에서만 남씨에게 전세사기를 당한 피해자 3명이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지난 2월 28일엔 전세 계약을 맺고 미추홀구의 한 빌라에 입주했지만, 보증금 70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한 30대 전세사기 피해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휴대전화에 남긴 유서에 ‘ 정부 대책이 굉장히 실망스럽고 더는 버티기 힘들다. 저의 이런 결정으로 이 문제를 꼭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이어 지난달 16일엔 전세사기 피해자 임모씨가 자택에서 숨졌다. 그는 사망 닷새 전 어머니와의 통화에서 “2만원만 보내달라”며 울먹였다고 한다. 다시 사흘 뒤엔 전세사기 피해자였던 전직 해머던지기 선수 박모씨가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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