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자와 배은망덕…‘충성 정치’라는 부족주의 [세상읽기]

대한민국 뉴스 뉴스

배신자와 배은망덕…‘충성 정치’라는 부족주의 [세상읽기]
대한민국 최근 뉴스,대한민국 헤드 라인
  • 📰 hanitweet
  • ⏱ Reading Time:
  • 60 sec. here
  • 2 min. at publisher
  • 📊 Quality Score:
  • News: 27%
  • Publisher: 53%

김준일 | 시사평론가 윤석열 정권 내내 수상하고 희한한 일이 많이 발생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기괴하게 느낀 것은 경호처의 ‘충성 합창’이었다. 경호처는 2023년 12월18일 윤석열 대통령 생일에 창설 6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경호처 직원들은 “하늘이 우

윤석열 정권 내내 수상하고 희한한 일이 많이 발생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기괴하게 느낀 것은 경호처의 ‘충성 합창’이었다. 경호처는 2023년 12월18일 윤석열 대통령 생일에 창설 6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경호처 직원들은 “하늘이 우리에게 보내주신 대통령이 태어나신 뜻깊은 오늘을 우리 모두가 축하해”라고 칭송했다. 역설적이게도 검사 윤석열이 대통령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은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습니다”라는 말 덕분이었다. 물론 그는 아내 김건희에게만 충성했고 모든 사람에게 자신에 대한 절대 충성을 강요했다.

최근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힘 정치인들의 발언은 왕에 대한 충성 선언처럼 보인다. 반대로 이견을 제기하는 사람은 배신자가 된다. 옳고 그름은 중요하지 않다. 유승민 전 의원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한동훈 전 대표도 배신자 프레임에 갇혀버렸다. 배신자 프레임은 ‘정치적 부족주의’가 강력할 때 작동한다. 에이미 추아 예일대 로스쿨 교수의 저서명이기도 한 ‘정치적 부족주의’는 국가가 아니라 지역, 인종, 종교 분파에 따른 집단 정체성에 ‘나’를 동일시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때 나타난다. 저들은 틀리고 악하며 우리는 옳고 선하다는 이분법적 논리가 강화된다. 그렇기에 적을 이롭게 하는 이적 행위를 하는 자는 배제하고 처단해야 한다는 극단적 논리가 나온다.보수 진영에서만 이런 정치적 부족주의가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유튜브에 출연해 비명계 정치인들에 대해 직설적으로 비판을 했다. 유 전 이사장은 “지금처럼 안정되고 강력하고 훌륭한 민주당을 나는 본 적이 없다”고 했으니, 현재의 민주당을 이끄는 이 대표를 비방하는 비명계가 마뜩잖을 것이다. 그런데 가장 눈에 띄었던 표현은 김동연 경기지사에게 쓴 ‘배은망덕’이라는 표현이다. ‘깜’도 안 되는 김동연이 이재명의 지지를 받아 당선되어놓고 배신을 한다는 의미다. 2022년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 광역비례 득표율은 국민의힘보다 4.7%포인트 낮았지만 김동연 후보는 0.15%포인트 차이로 신승했다. 그가 경쟁력이 있기에 당선된 것이다. 유 전 이사장은 이걸 배은망덕이라는 한 단어로 퉁쳤다. 배신자라는 표현의 다른 버전이다. 유시민이라는 민주당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이 주군-신하 관계라는 봉건적 세계관으로 정치인을 평가하는 것은 의미심장하다.한국 정치권의 충성 문화는 보스 중심의 계파 형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국민은 권력에 충성하지 않고 소신대로 움직이는 정치인을 희망한다. 그런데 자신의 진영 내에서는 대세를 따르는 사람을 선호하고 이견을 보이는 사람을 탄압한다. 정치인들에게만 뭐라 할 것이 아니다. 충성파가 이익을 얻는 구조에서 정치권의 맹목적인 충성 선언은 계속될 것이다. 배은망덕, 배신자 같은 단어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진영에서 쓴소리하는 사람을 격려해주는 문화가 필요하다. 소크라테스가 말했듯이 칭찬만 하는 사람보다 결점을 말해주는 사람을 정치인은 가까이해야 한다.

이 소식을 빠르게 읽을 수 있도록 요약했습니다. 뉴스에 관심이 있으시면 여기에서 전문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hanitweet /  🏆 12. in KR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백화점부터 편의점까지 구독에 ‘눈독’백화점부터 편의점까지 구독에 ‘눈독’유통업체들의 구독 서비스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고물가 장기화로 장바구니 부담이 커진 소비자들에게 할인 등 혜택을 제공해 ‘충성 ...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개헌없이 대선 치를땐 증오의 정치 반복''개헌없이 대선 치를땐 증오의 정치 반복''적대 정치 앤솔러지' 출간한 송호근 한림대 석좌교수'증오' 내뱉는 정치인일수록대중 인기 독차지하고 있어현 정치 극단적 양극화 현상SNS 가세로 분열 심화시켜선거구제·공천 개혁도 시급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개헌없이 대선 치를땐 증오의 정치 반복”...한국 원로 사회학자의 고언“개헌없이 대선 치를땐 증오의 정치 반복”...한국 원로 사회학자의 고언‘적대 정치 앤솔러지’ 출간한 송호근 한림대 석좌교수 ‘증오’ 내뱉는 정치인일수록 대중 인기 독차지하고 있어 현 정치 극단적 양극화 현상 SNS 가세로 분열 심화시켜 선거구제·공천 개혁도 시급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배은망덕' 유시민 향해 김동연 '선거에 이겼으니 보은한 것''배은망덕' 유시민 향해 김동연 '선거에 이겼으니 보은한 것'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7일 최근 광주광역시 '무등산 노무현길'을 걸은 것과 관련 '노무현 유산의 상속자가 되고 싶다'면서 ''비전2030'의 완성, 개헌을 통한 제7공화국의 출범이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채를 상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동연 지사는 또 유시민 작가가 김동연 지사를 두고 '배은망덕'이라고 인물평을 한...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尹탄핵 찬성 60%·반대 34%…중도층서 69%가 찬성[한국갤럽](종합2보)尹탄핵 찬성 60%·반대 34%…중도층서 69%가 찬성[한국갤럽](종합2보)(서울=연합뉴스) 조다운 기자=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다는 여론이 60%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21일 나왔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USAID 폐쇄, 아쉬운 건 제3세계 아니라 미국USAID 폐쇄, 아쉬운 건 제3세계 아니라 미국USAID는 인도적 지원을 가장한 미국 정치 공작의 선봉대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Render Time: 2025-03-15 13: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