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백남준 컬렉터'로 소문난 패션 디자이너 서정기씨. 그의 집 문을 열면... 백남준 서정기 TheJoongAngPlus
1980년대 후반, 뉴욕에서 유학 생활을 하던 그는 뉴욕한국문화원에서 한 전시를 보았다. 전시를 보기 위해 간 것도 아니었다. 같은 건물에 있던 한국영사관을 찾았다가 말 그대로 ‘우연히’ 전시를 맞닥뜨렸는데, 백남준 작가의 미디어 아트 작품이 거기 있었다.
“부처가 TV 모니터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앉아 있고, 화면엔 새 한 마리가 날아다니는 게 보이는 작품이었죠. 그때 정말 엄청난 충격을 받았어요. ‘세상에, 이런 작품이 있다니!’. 백남준이라는 아티스트가 있는지도 몰랐는데 처음으로 그의 존재를 알게 된 순간이었어요.” 어릴 때부터 기왓장 하나라도 맘에 드는 것을 발견하면 용돈을 모아 반드시 사야 직성이 풀렸던 그였다. 그런 그에게 백남준 작품이 ‘번쩍’하고 나타나 그를 한눈에 사로잡아버렸다. “속으로 제가 ‘언젠가 저 작가의 작품을 갖고 싶다’고 생각했죠.”국내에서 ‘백남준 컬렉터’로 소문난 패션 디자이너 서정기씨 얘기다. 이 세상에 백남준의 거대한 설치작품을 자택 거실에 들여놓고 매일 보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백남준의 ‘자화상’과 ‘뮤직박스’를 함께 보며 식사할 수 있는 다이닝룸은 또 어떤가. 서씨의 집이 바로 그런 곳이다. 이미 적잖은 국내외 미술 애호가들이 알음알음으로 그 집에 다녀갔다. 그의 집은 컬렉터 사이에선 소문난 ‘필수 답사 코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집을 방문해 본 사람들은 우리 전통 도자기 석간주, 앤디 워홀 판화, 중국 고가구, 이탈리아 디자이너가 만든 유리 의자 가 한데 있는데도 놀랍도록 깔끔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곳에선 가구와 작품, 소품을 구분하거나 동서양, 전통과 현대, 디자인과 순수 미술의 경계를 나누는 일이 모두 부질없어 보인다. 오랜 시간에 걸쳐 이들을 보듬고 가꿔온 주인장이 창조한 ‘하나의 세계’만 있을 뿐이다. 7년 전 남산 자락에 새로 지은 집은 주인장의 컬렉션을 쏙 빼닮았다. 골동품과 현대미술을 아우른 컬렉션처럼 한옥과 양옥이 서로 마주 보고 있다. 이 집에 사는 부부가 고무신을 신고 두 채를 오가듯이 이들의 컬렉션은 서로 다른 세계를 품으며 더 풍요로워졌다. 오래된 것과 혁신적인 것을 모두 품는 취향과 안목은 어떻게 형성되는 걸까. 아름다운 것들로 내 공간을 구축해 나가는 일은 또 어떤 의미일까. 그 사람이 더욱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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