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S] 정명원의 사건 외곽의 풍경들 패기와 사기
게티이미지뱅크 당신은 얼마나 자주 문자메시지를 쓰는가. 당신의 하루 중 얼마나 많은 부분이 휴대전화에 저장되는가. 그리하여 당신이 쓰는 문자와 대화 내역들은 얼마나 당신 자신을 담고 있는가. 지금 내 앞에 앉아 손을 떨며 사탕 봉지를 벗기고 있는 남자의 과거를 나는 알고 있다. 고급 슈트를 입고 비싼 차를 타고 다니던 시절, 성공한 청년 사업가로 투자자들과 전문직 종사자들 사이에서 이름을 날리던 시절, 그가 그의 직원들과 나눈 문자메시지들이 상당 분량 확보됐기 때문이다. 범죄를 도모하던 어떤 순간도, 공범과 신호를 주고받던 순간도, 일을 완성한 뒤 성취감과 두려움도 그들의 휴대전화 속 문자메시지로 남는다. 어떤 경우는 누군가의 인생의 한 시절이 통으로 문자메시지 속에서 복원되곤 한다. 눈빛에 자신감이 가득하던 시절 과거의 그를 나는 실시간으로 읽어낸다.
그런데 망연자실하던 투자자들보다 먼저 그에게 등을 돌린 이들은 그와 가장 가까이 있던 이들이었다. 그를 전도유망한 청년 사업가라고 주변에 소개하며 함께 샴페인 잔을 들던 동업자들이 그의 사기 흔적을 찾아 투자자들에게 넘겼다. 처음부터 오만하고 자기중심적이고 과시욕이 넘치는 인물이었다는 주변의 증언들이 빗발쳤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문자메시지를 긁어 제출한 이는 ‘김 실장’이었다. 성공을 향해 함께 파이팅을 다지던 어느 날의 대화는 그가 대표의 지시에 따라 수동적으로 일했을 뿐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자료로 검찰에 제출됐다. ‘박 변호사’는 끝내 그를 면회하러 오지 않았다. ☞한겨레S 뉴스레터를 구독해주세요. 클릭하시면 에스레터 신청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한겨레신문을 정기구독해주세요. 클릭하시면 정기구독 신청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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