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후 보호소로 보내진 개들은 약 열흘간의 짧은 입양 공고기간 동안 새 주인을 만나지 못하면 안락사에 처해지는 운명입니다.
이달 5일 경기 양주시 소재 네발달린친구보호소에서 한 어미개와 강아지가 활동가들의 보호를 받고 있다. 이 개들은 지난달 28일 양주시의 한 개농장에서 구조됐다. 윤서영 인턴기자
올해 5월 12일 동물보호단체 '캣치독팀'이 찾아간 경기 시흥시 개 도살장의 모습이 이랬다. 4년간 수많은 구조 현장을 찾은 보호단체 사람들에게도, 이 농장의 모습은 충격적이리만큼 잔인했다고 한다. 담벼락 너머 마당엔 철창에서 흘러나온 개의 분변이 가득했고, 곳곳에 도살 장비들이 널부러져 있었다.살아있는 동물을 이렇게 비좁은 공간에 방치하는 건 명백한 동물보호법 위반이다. 그런데도 도살장 소유주로 추정되는 남성은 물을 뿌리며 활동가들의 접근을 격렬하게 거부했다. 결국 캣치독팀이 현장에 도착하고 6시간이 지난 새벽 1시가 되어서야 경찰과 공무원 협조를 얻어 개들을 빼낼 수 있었다. 하지만 목이 심하게 꺾인 한 마리는 머지 않아 숨을 거뒀다.
'개 식용 근절'을 모토로 2019년 설립된 캣치독팀은 여러 현장에서 구조한 동물을 돌보기 위해 이곳 양주에 보호소를 지었다. 원래는 최대 50마리까지만 수용할 계획이었지만, 현재 모두 71마리의 개들이 지내고 있다. 안종민 캣치독 실무장은"건강이 특히 안좋거나 갓 태어난 새끼가 있는 개를 위주로 데려오는 데도 항상 포화상태"라고 설명했다.이곳 보호소엔 진돗개나 리트리버, 도사의 피가 섞인 대형견이 유달리 많다. '육견'은 몸집을 불릴 수록 유리하기 때문이다. 개농장에서 태어난 육견들은 약 6개월간 음식물 쓰레기를 먹고 살다가 몸무게 50㎏을 넘으면 도살장으로 넘겨진다. 오물 덮인 뜬장 신세에 온몸이 성할 리없지만, 도살장으로 가기 전까지 독한 항생제로 버티며 짧은 목숨을 부지한다고 한다. 안 실무장은"병 들어 죽어도 다른 개들의 먹잇감으로 던져질 뿐"이라고 혀를 찼다.
때문에 동물보호단체가 동물학대 소지가 분명한 번식∙도살 현장에 출동해도 즉각적인 제지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어렵게 구조에 성공해도, 육견 용도 위주라 덩치가 큰 도사 믹스견은 입양률이 극히 낮아 지자체 보호소에서 안락사되는 일이 다반사다. 안종민 실무장은"현재로썬 건축법, 농지법 등 위반 혐의로 소유주를 고발하고 자진 철거를 설득하고 있지만, 감시가 소홀해진 틈을 타 다시 뜬장을 치고 개를 들여오는 일이 빈번하다"고 말했다.그래서 캣치독팀을 포함한 전국 31개 동물단체와 시민사회단체들은 '육견 금지 제도화'를 위해 거리로 나섰다. 초복을 사흘 앞둔 8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모인 이들은"불법 도살∙유통 처벌하라"고 소리 높여 외쳤다. 국회와 서울시의회를 향해선 개 식용 금지와 관련해 각각 발의된 특별법과 조례안 통과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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