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정부가 제시한 예산안을 4조1천억원 감액한 채 통과시켰다. 대통령비서실과 검찰, 경찰 등 특활비 전액 삭감, 예비비 절반 감소 등이 포함되었다. 야당은 이를 비판하며 여론은 비판적 반응을 보였다.
지난 29일,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부가 제시한 677조4천억원에서 4조1천억원을 삭감한 예산안 을 통과시켰다.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 특수활동비를 비롯해 검찰과 경찰, 감사원 등 사정기관의 특수업무경비와 특활비 가 전액 삭감됐고, 정부 예비비도 절반가량 줄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처럼 전망이 불확실한 사업 예산도 큰 폭으로 감액됐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 분풀이”라고 우는소리를 하는 것 외엔 달리 뾰족수가 없는 듯하다.
야당이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홀로 예산안을 통과시킨 건 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감액 예산안이 예결위를 통과한 직후 쏟아진 ‘속보’들의 제목에는 ‘사상 초유’ ‘거야 마음대로’ ‘예산 행패’ ‘야당 폭주’ 같은 표현이 담겼다. 대체로 부정적 뉘앙스가 강하다. 수적 우위를 내세워 소수 의견을 배척하는 건 ‘다수결의 원칙’에도 어긋나고, 국회에서 이뤄지는 모든 결정은 대화와 타협, 합의를 ‘전제’로 한다는, 교과서적 판단이 반영된 결과일 터.포털에 노출된 기사에 달린 상위 댓글 분위기는 속보 제목과는 아주 달랐다. 한 단어로 요약하면 ‘사이다’, ‘속 시원하게 잘했다’는 쪽이 월등히 많았다. 몇가지만 인용하면 이렇다. “특활비가 왜 필요함? 국민들은 굶어 죽을 판이구먼” “검찰 맘대로 쓰던 특활비 삭감하면 방탄?” “편파적인 수사 하더니 자업자득” “속이 후련하다. 이런 폭주라면 적극 지지” 등등. 최근 들어 ‘생체 드루킹’이니 ‘여론 조작’이니 하는 말을 워낙 들어서 그런가.
날 선 댓글들은 ‘영수증 없이 맘대로 쓰는’ 특활비에 대한 부정적 인식뿐만 아니라 ‘검찰공화국’이란 표현이 억지스럽지 않은 현실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드러내고 있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남발하듯이, 민주당도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정치를 법으로 한 건, 윤석열 정부가 먼저다”라는 분노도 담겨 있었다.이런 비판이, 이런 분노가 비단 댓글 부대의 작업 또는 방구석 키보드 워리어의 아무 말 대잔치가 아닐 수 있다고 짐작하게 하는 건,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19%로 떨어졌다는 결과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또다시 20%대 밑으로 떨어진 이날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오랜만에 긴 ‘현안’ 브리핑에 나섰다. 민주당의 감사원장·검사 탄핵소추와 ‘김건희 상설특검’ 추진 그리고 양곡관리법·국회법 개정안 등 지난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 등 다양한 사안에 대해 제법 긴 시간을 할애해 입장을 밝혔다. 정부의 책임은 없고, 야당 비난 일색이었다. 그토록 입조심하던 ‘사도광산 추도식 굴욕 외교’ 논란 때와는 달리 “헌법질서 유린” “야당 방탄을 위한 보복 탄핵” “전대미문의 입법 폭주” 같은 격한 표현들이 난무했다. 야당의 잇단 탄핵·특검 추진 움직임을 “국정을 사실상 마비시키려는 정치적 의도”로 보고 한껏 독이 오른 모습이다.대통령실의 움직임에 발맞춰 이날 감사원은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 추진에 반발해 과장급 이상 모든 직원을 소집해 대책 회의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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