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공백에도 돌아가는 국정의 시사점 [김성탁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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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공백에도 돌아가는 국정의 시사점 [김성탁의 시선]
윤석열이재명대통령 직무 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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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권한대행은 '3·1운동의 중요한 가르침은 우리 민족이 대의를 위해 하나가 되었던 통합의 정신'이라며 '우리 앞에 놓여있는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세대가 자랑스러워할 조국을 만들기 위해 지금 중요한 것은 국민통합'이라고 강조했다. 혹시 최 권한대행이 대통령이 아닌 만큼 행사할 권력이 작기 때문에 올해는 조용했던 것일까?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 가결로 최 권한대행이 국정을 맡게 되자 국회의 동의를 거치지 않은 경제부총리여서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반응도 나왔었다. 하지만 요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를 보노라면 대선에서 1표라도 이기면 거대한 권력을 거머쥐는 승자독식의 대통령제 때문에 협치가 불가능했던 게 아닌가 싶다.

지난 1일 올해로 106주년을 맞은 3·1절 기념식이 열렸다. 기념사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했다. 최 권한대행은 “3·1운동의 중요한 가르침은 우리 민족이 대의를 위해 하나가 되었던 통합의 정신”이라며 “우리 앞에 놓여있는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세대가 자랑스러워할 조국을 만들기 위해 지금 중요한 것은 국민통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관용과 협치의 문화, 통합이 기반이 되는 튼튼한 경제, 첨단산업과 과학기술 경쟁력 향상 등 국정의 목표도 제시했다.국회의 탄핵안 가결로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돼 권한대행이 기념사를 한 것인데, 과거와 뭔가 다른 점이 있었다. 이전 대통령들이 3·1절 기념사를 하고 나면 어김없이 야당으로부터 비난 논평이 쏟아지곤 했다.

혹시 최 권한대행이 대통령이 아닌 만큼 행사할 권력이 작기 때문에 올해는 조용했던 것일까?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 가결로 최 권한대행이 국정을 맡게 되자 국회의 동의를 거치지 않은 경제부총리여서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반응도 나왔었다. 하지만 그는 한 총리와 달리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던 상황에 헌법재판관 2명을 임명함으로써 헌법재판소가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했다.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 건이 걸려있지만, 매번 싸움만 일삼는 정치인들에 비해 묘수를 찾아낸 경제 관료의 능력에 눈길이 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기에 국가 리더십의 부재가 우려되고 있긴 하지만, 최 권한대행 체제에서 국가 위기관리가 안 되는 징후는 별로 없다. 오히려 나라가 쪼개질 정도로 국회에서 충돌을 일삼는 정치인들 대신 나라 살림을 맡아온 관료들이 나서니 무엇보다 시끄럽지 않다. 뭘 하는지 일거수일투족이 드러나지 않지만 경제 위기 상황에 대한 방어도 하고 있는 것 같다.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을 놓고 장외 여론전이 뜨겁지만, 대통령의 공백은 국가 위기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오히려 대통령과 야당 대표를 정점으로 매일 치고받던 시절보다 역설적으로 평온하다. 제왕적이라고 불리는 한국 대통령제에서 언론은 매일 대통령의 말을 중계한다. 지금 보면 대통령실이 꼭 그렇게 거대하게 필요했던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 여권을 공격하는 야당 정치인들의 발언도 꼭 그렇게 매일 아침 실시간으로 전파돼야 하는 것일까.

이왕 개헌 논의가 시작된 만큼 대통령제가 아닌 이원집정부제나 내각제도 고려의 대상에 넣어 논의해봤으면 좋겠다. 대통령중심제와 내각책임제가 절충된 형태의 이원집정부제에서는 평상시 내정에 관한 행정권은 총리가 행사하고, 국민의 직접선거로 선출되는 대통령은 외교·국방 등의 권한을 갖는다. 내각제는 총선에서 이긴 다수당이나 그 연합이 국정 운영을 맡는데, 여당 대표가 총리를 맡고 행정부 장관도 여당 의원들이 한다. 내각제에서도 총리의 임기는 정해져 있지만 정치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어서 한국의 제왕적 대통령제보다 1인에게 집중된 권한이 작다고 할 수 있다.

의원내각제를 운용하는 영국에서 총선은 5년마다 치르지만, 정치 상황에 따라 더 자주 실시되곤 한다. 2017년 총선 이후 보수당 테리사 메이 총리가 EU와 맺은 브렉시트 합의안을 의회에 제출했지만 추인이 무산되자, 후임인 보리스 존슨 총리가 주도해 조기 총선을 치렀다. 존슨 전 총리는 측근의 비리를 모른다고 했다는 등의 이유로 보수당 내부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아 물러났다. 2022년 9월 취임한 후임 리즈 트러스 전 총리는 대규모 감세 정책이 시장에서 역풍을 맞으면서 취임 45일 만에 사퇴를 선언했다. 비상계엄 선포로 윤 대통령이 구속돼 빚어진 공백은 이번 기회에 1인에게 주어진 권력을 가능한 줄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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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이재명 대통령 직무 정지 헌법재판관 트럼프 제왕적 대통령제 이원집정부제 내각제 개헌 김성탁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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