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의 한 국수집 메뉴판에는 숫자가 적힌 종이가 덕지덕지 붙어 있다. 최근 가격표 맨 앞자리 숫자 ‘6’을 ‘7’로 갈아치웠기 때문이다.
극한 가뭄·인력난·유류비 상승 ‘삼중고’ 지난달까지 6500원짜리 조림 1인분에 고등어 두 토막을 내주던 인근의 분식집도 이달부터 같은 가격에 고등어 한 토막만 손님들에게 내어준다. 인천 서구의 한 마트에서 ‘30% 할인’ 딱지가 붙은 국내산 삼겹살 가격은 석 달 전 비할인가와 비슷하다.
밭 한가운데로 가자 머리부터 목까지 덮는 모자를 쓰고 허리에 검은색 바가지를 찬 인부 30여명이 양파를 캐고 있었다. 인부들 중 절반 이상은 외국인 노동자였다. 김씨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외국인 입국이 제한되면서 외국인마저 구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이 정도 땅에서 양파를 수확하려면 하루 30명이 3~4일 일해야 하는데 용역회사를 통해 겨우 사람을 구했다”고 했다. 인력 공급이 부족하니 인건비가 치솟았다. 김씨는 2019년 9만~10만원을 주던 일당을 현재 12만~15만원씩 지급한다. 하지만 인건비를 올려도 일할 사람이 부족해 작년에 사용한 경작지의 90% 면적에만 양파를 심었다고 했다.
축·수산 업계도 사정은 매한가지다. 옥수수와 대두박 등이 들어간 가축 사료값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으로 매달 역대 최고가를 갱신하고 있다. 올해 5월 돼지, 젖소, 양계용 배합사료 1㎏당 평균가격은 작년 5월 615원에서 720원으로, 526원에서 610원으로, 462원에서 561원으로 각각 올랐다. 어선 연료인 면세유 가격도 이달 들어 26만원대로 전년 동기에 비해 2배 이상 상승했다. 여기에 축·수산 업자들도 농가와 마찬가지로 인력난과 인건비 상승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지난 24일 오후 10시40분. 전국의 농산물이 모이는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 양파 코너에 도매상인 40여명이 몰려들었다. “○○농장 양파 15kg.” 오후 11시 정각 경매사가 경매 시작을 알리자 리모콘에 가격을 입력하느라 상인들의 손이 바빠졌다. “206번 2만1300원.” 경매사가 낙찰자와 낙찰가를 알리자 경매에 실패한 상인들의 얼굴에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정부가 아무리 대책을 마련해도 현장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주 3회 서울 가락시장과 부산지역 시장 곳곳을 오가며 채소를 배달하는 신모씨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지난달에 회당 운송비를 5만원 겨우 올려 받았어요. 그런데 자기들도 힘들다며 더 안올려주려고 합니다. 인상 요구를 안 받아주면 운행을 정지해야죠.”지난 2월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과 각국의 곡물 수출 금지령으로 수입산 식재료 가격도 크게 상승했다. 23일 서울 중구 중앙시장에서 식당으로 식재료 배달을 28년째 하고 있는 조기완씨를 만났다. 그는 가격이 가장 많이 뛴 제품으로 밀가루, 식용유, 물엿을 꼽았다. 조씨의 형이 운영하는 도매업체는 이날 1.8ℓ 들이 식용유를 7250원에 떼왔는데 연초만 해도 절반 가격이었다고 했다. 납품하는 물엿 구매가도 올 초 9kg 기준으로 8000원대에서 현재 14000원대까지 올랐다. 식용유 제조업체는 식용유 생산량이 주문량보다 적어 각 도매업체에 판매수량을 임의로 배당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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