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11월의 어느 날 국내 최대 은행나무 군락지인 충남 보령시 장현마을 주민들은 40여년간 이어온 ‘청라은행마을축제’를 올해부터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 2040년대 들어 단풍 시기가 11월 둘째 주까지 밀렸는데, 재작년부터는 은행잎이 타들어가는 ‘잎마름병’이 심
2023년 10월28일 충남 보령 청라은행마을축제 때엔 노란 은행 잎이 가득했지만, 2024년 11월3일 청라은행마을축제 당일엔 이상 고온 때문에 은행 잎이 아직 물들지 않았다. 김문한 이장 제공, 정봉비 기자국내 최대 은행나무 군락지인 충남 보령시 장현마을 주민들은 40여년간 이어온 ‘청라은행마을축제’를 올해부터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 2040년대 들어 단풍 시기가 11월 둘째 주까지 밀렸는데, 재작년부터는 은행잎이 타들어가는 ‘잎마름병’이 심해져 더 이상 축제를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문한 이장은 20여년 전 기사를 기자에게 보여주며 “이때부터 예상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2012년부터 10월마다 열었던 축제인데, 이때 처음으로 11월로 연기했어요. 은행잎이 하도 물들지 않아서….”
이화여대 재직 시절부터 “21세기 중반 이후 설악산 이북 등 일부 고지대에서만 단풍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주장해온 이상돈 명예교수는 “단풍나무 멸종이 임박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한반도엔 사계절이 아닌 ‘건기와 우기’가 있다며, “우기가 지난 뒤 가뭄이 길어지고 고온까지 겹쳐 잎이 물들기 어려운 환경이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단풍이 멸종 위기에 처한 이유로 “늦은 단풍으로 동면이 늦어질 때 발생하는 나무 스트레스가 병충해를 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단풍, 벚꽃 등을 테마로 삼은 축제가 어려워지자 ‘자연 중심형 축제’를 ‘문화 체험형 행사’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더 힘을 받게 됐다. 한양대 관광학부 재직 시절 ‘기후변화와 지역 축제 위기’를 연구해온 김남조 명예교수는 2040년께 봄꽃·단풍 시기를 맞추지 못해 지자체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게릴라 축제’를 제안했던 당사자다.
2024년 11월3일 충남 보령시 장현마을 ‘청라은행마을축제’ 마지막 날 만난 김문한 이장의 표정은 어두웠다. 보통 10월 말 열리는 청라은행마을축제는 은행나무 군락지에서 자생한 1천여그루 노란 은행잎 덕분에 ‘사진 명소’로 입소문 타며 충남을 대표하는 가을 축제가 됐다 . 올해엔 처음으로 11월로 축제를 미뤘는데, 이날 김 이장이 멍하니 바라보는 100살 넘은 은행나무 수십그루는 입동이 가까워진 11월 초에도 노란 단풍 대신 푸르른 은행잎을 흩날리고 있었다. 주민들은 검붉게 타들어간 잎을 초록 잎만큼 우려했다. 2010년대 축제 기간에는 은행잎 색깔 비중이 노랑 80~90%, 초록 10~20% 정도였는데, 올해에는 노랑 50% 이상, 초록 30%, 검붉은 잎 20%라는 것이다. 김동학 국립수목원 연구사는 “10월까지 늦더위로 한계치 이상의 빛을 받아 잎이 물들기 전 타들어 간 현상”이라며 “동면 기간이 더 늦어지면 생육과 병충해 등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10월이 일 년 중 여름 성수기 이어 가장 높은 투숙률 보이는 이유워커힐 호텔앤리조트, 단풍 맛집 등극 단풍 절경 속 오감 즐거운 콘텐츠 풍성 패키지‧콘서트 등 다양한 이벤트 마련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단풍축제에 갔는데 주인공이 없다”…가을 늦더위에 대목 노리는 지자체 ‘울상’올해 유례 없는 폭염·가을 늦더위 탓에 팔공산 단풍 축제, 단풍 없는 축제로 개최 가을 축제 대목 준비하던 자영업자들 ‘울상’ 가을꽃 개화 늦어져 축제 연기·취소도 잇따라 계절축제 리스크 줄일려면 관 주도 벗어나야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서진영의 숨]지역의 내일을 밝히는 축제, 양림골목비엔날레꽃과 단풍,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 그리고 특산품에 이르기까지 각 지역에서 내세울 수 있는 것이 총동원되는 축제의 계절이다. 나들이하기 좋...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울긋불긋 단장하다 늦었나…지자체들 '늦가을 단풍구경 오세요'(전국종합=연합뉴스) 유례없는 늦더위로 단풍 시즌이 늦게 찾아온 가운데, 지방자치단체들이 단풍을 즐기려는 관광객의 발길을 끌어들이기 위해 홍보에...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野 '알맹이 없는 사과…대통령자격 없는 尹, 국민 용납 안할 것'(종합)(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계승현 기자=더불어민주당은 7일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 대해 '알맹이 없는 사과와 거짓말로 일관...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새책] 눈치 없이 음악과 세상을 향해 쏟아낸 서정민갑의 애정 어린 의견들대중음악의견가 서정민갑의 ‘눈치 없는 평론가’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