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성이 새로운 핵심가치로 부상하는 한국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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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향성이 새로운 핵심가치로 부상하는 한국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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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는 과거 외향적 성향을 강조해 왔으나, 최근 IT와 AI 기술의 발달로 내향적이며 조용한 성향이 긍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다. 조용한 사람들과 침묵 카페, 조용한 여행 등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은 집단주의 문화가 강했고, 외향적인 사람들이 모든 걸 주도했다. 인맥이 많고, 외향적인 사람이 사회생활도 잘하고 사회적 성공에도 유리하다고 여겼다. 내향적이고 조용한 성격은 사회생활이나 인간관계에서 약점이 됐기에 내향적인 아이들을 웅변학원에 보내고, 내향적인 어른들도 성격을 바꾸려 애썼다. 외향성은 사교적이고 관심사가 외부로 향하는 것이고, 내향성 은 내성적이고 관심사가 내부로 향하는 것이다. 누구나 두 가지 모두 갖고 있지만, 그동안 우리는 외향성은 키우고 내향성 은 줄이려 애썼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내성적이고 조용하고 소심하면 뒤쳐지고 손해 본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달라졌다. 엄밀히 IT가 산업의 중심이 되면서 달라졌고, AI 열풍이 불며 더 달라졌다. 사회생활에서도 더 이상 외향적인 사람들이 주도하지 않는다. 기술적 진화, 사회적 진화, 산업적 진화가 바꿔놓은 일이다.

기업에선 조용한 사직, 조용한 해고, 조용한 고용에 이어 조용한 휴가로 번지며 조직이 아닌 개인이 훨씬 더 우선되는 직장관을 드러낸다. SNS에선 말없는 조용한 숏폼이 확산되고 시끄러운 틱톡이나 유튜브, 과시 중심인 SNS 대신 블로그에서 조용히 글쓰기로 자신을 드러내는 이들도 늘어났다. 온라인 쇼핑이 대세가 된 지금, 물건을 살 때 사람과의 관계도 흥정도 불필요해졌다. 젊은 남녀가 만나는 경로는 소셜네트워크와 데이팅앱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런 시대가 되니 조용하고, 낯가림도 하고, 소극적이고, 내향적인 사람들도 외향적인 사람들에 비해 불리할 게 없어졌다. 이제 원격·재택근무는 낯설지 않으며 출근과 재택이 어우러진 하이브리드 워크는 근무 방식 중 하나가 됐다. 이젠 기업도 점점 내향적인 사람들이 많아졌다. 평가도 투명해지고 보상도 능력 중심으로 변해가다 보니, 성향이나 사교력이 아닌 업무 능력이나 성과가 더 중요해진다. 회식도 사라지는 시대, 사내정치도 점점 사라져갈 수밖에 없다.

자기 관리, 건강관리, 안티에이징, 패션 소비 등 개인을 둘러싼 다양한 영역에서 내향성 소비의 특성이 반영되는 이슈들이 계속 등장하고 새로운 유행으로 이어진다. 지는 시장과 뜨는 시장, 지는 소비 트렌드와 뜨는 소비 트렌드를 볼 때 공교롭게도 외향성 소비와 내향성 소비로 구분해서 보면 꽤 많은 것들이 설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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