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의 소리 자극이 없는데도 귀나 머릿속에서 소리를 느끼는 현상인 이명을 진단할 때 뇌파 데이터를 활용하면 진단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는 ...
외부의 소리 자극이 없는데도 귀나 머릿속에서 소리를 느끼는 현상인 이명을 진단할 때 뇌파 데이터를 활용하면 진단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 안산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최준 교수와 한양대 ERICA ICT융합학부 김성권 교수 공동연구팀은 뇌파 데이터를 통해 이명이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를 국제학술지 ‘귀와 청력’에 게재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명 환자와 건강한 대조군 각각 24명씩의 뇌파 데이터를 비교 분석해 이명이 뇌의 신경 활동과 인지적 처리, 정서적 상태에 복합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명은 전 세계 인구의 약 14%가 겪는 흔한 청각 장애지만 진단 과정에서 주로 주관적 설문이나 환자 보고에 의존해 객관적인 기준이 부족한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두뇌를 구성하는 신경세포들의 전기적 활동을 두피에 부착한 전극을 통해 측정한 뇌파 데이터가 이명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봤다. 뇌파 데이터 중에서도 뇌가 자극에 반응해 나타나는 N2, P3라는 신경 신호를 이명 환자군과 대조군에서 추출한 뒤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이명 환자는 N2 신호에서 지연 양상을 보이며 새로운 자극을 인지하고 반응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P3 신호는 진폭이 감소된 모습이 나타나 외부 자극에 집중하거나 그 중요성을 판단하는 능력이 저하된 점이 확인됐다. 각기 다른 기능과 역할을 담당하는 뇌의 여러 영역에서 신경 활동이 어떻게 변하는지도 비교했는데, 이명 환자의 뇌에서는 청각 정보를 처리하는 측두엽과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후두엽, 감정을 조절하는 섭엽 등에서 신경 활동이 감소했다. 이와 함께 뇌파의 특성과 우울 점수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해보니 이명이 신경 활동뿐 아니라 정서적 상태에도 잠재적으로 연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명을 진단할 수 있는 뇌파 데이터 분석에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한 모델을 사용했으며, 뇌파 데이터가 이명을 진단하는 객관적 생체지표로 활용될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최준 교수는 “이명은 단순히 청각 문제를 넘어, 신경적·인지적·정서적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질환”이라며 “연구를 통해 이명의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이를 기반으로 효과적인 치료 방법을 개발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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