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은 추워도 그릴 수밖에 없던 그림이 있습니다 4.19민주묘지 사월학생혁명기념탑 오창환 기자
집에서 수유리 국립4.19민주묘지로 가는 길이 멀긴 멀다. 지난 18일 돈암동과 미아리를 거쳐서 국립4.19민주묘지 삼거리에서 내리는데, 거의 2시간이나 걸렸다. 4.19 민주묘지에 들어서면 오른편에 주차장이 있고 연못을 가로질러 광장으로 오르게 되어 있다. 광장 입구에는 전찬진 작가의 작품 '상징문'이 있는데 이 문을 경계로 휴게 공간을 뒤로하고 성역공간으로 들어서게 된다.
정말 거대한 화강석 부조가 기념탑을 에워싸고 있다. 조각의 내용은 단란한 가족이 춤추고 노래하며 평화롭고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아마도 4월 혁명으로 이루게 된 자랑스러운 조국을 표현하였으리라. 그리고 기념탑 입구에는 양 옆으로 남녀 한쌍의 수호자 상이 각각 있다.사월학생혁명기념탑은 거대하지만 조화롭다. 한마디로 기념비적이다. 조각상 중에는 특히 수호자상이 인상적이었는데, 원시적 건강성으로 혁명을 수호하려는 것을 표현한 듯하다. 눈두덩이와 입술이 툭 튀어나온 모습이 마치 네안데르탈인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보디빌더 같은 몸매에 왕자 복근을 보면 석굴암의 금강역사상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4.19 탑은 대단한 조각임에는 틀림없다. 아쉬운 점은 이 탑을 만든 김경승 조각가의 친일 전력이다. 그는 1915년 개성에서 출생해서 1939년 도쿄미술학교 조각과를 졸업하고, 이때부터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연이어 수상하면서 식민지 조선의 대표적인 조각가로 자리 잡았으나, 일본의 식민주의를 노골적으로 찬양한 작품을 발표했다. 그는 해방 이후 홍익대학교와 이화여대 교수를 하였고 국전 심사위원을 하는 등 미술계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어찌 보면 당시에 민족정신이 충만한 시기여서 동상 수요가 많았던 데 반해 딱히 동상을 제작할 만한 역량을 지닌 조각가가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앞에서 언급한 조각 외에 중앙 잔디광장 양편 통로를 따라 늘어서 있는 12개의 수호예찬의 비도 그의 작품이다.한국 민주주의의 성지이자, 혁명 과정에서 희생된 선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4.19 민주묘지는 아이러니컬하게도 군사정부가 주도하여 1963년 완공되었다. 당시에는 면적이 약 3천 평이었으나 1990년대에 김영삼 정부가 성역화 작업을 추진하여 조형물을 추가하고 약 4만 평으로 확장했다. 묘지 내의 다른 조각들은 이때 세워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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