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의 신년 모임에서 논의된 탄핵과 대선, 그리고 문재인 정부의 쇠퇴와 앞으로 올 수 있는 위기
신년 모임에 갔다가 벌어진 일이다. 모인 대다수가 곧 탄핵은 인용될 것이며 봄 대선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물론 필자도 그런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윤석열이 저항하고 국민의힘이 허파 뒤집어 지는 소리만 하고 있고 태극기 부대는 성조기를 흔들며 윤석열을 지키고 있지만 대세를 바꿀 순 없다. 곳곳에서 너무 많은 증거가 쏟아져 나오면서 내란의 혐의가 분명해졌고 무엇보다 온 국민이 이것을 밤새 지켜보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당일 국회를 지켰던 국민들은 이제 길거리로 진출하여 한목소리로 윤 석열 정권의 아웃을 외치고 있다. 헌재가 감히 이것을 뒤집는다는 건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필자는 단호하게 만장일치 인용을 주장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후 어떻게 될 것인가를 둘러싸고 벌어졌다. '이재명 대통령 된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나? 문재인 시즌 2가 되겠지.' 지난해 정년퇴임한 한 선생이 이런 말을 던지자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순식간에 분위기는 한탄조로 바뀌었다.
'정권을 바꿔도 세상이 바뀐다는 아무런 희망이 없으니 재미가 없어.' 왜 이렇게 되었을까. 사실 문재인 정부는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으며 비판을 받고 있다. 엄청난 촛불의 힘으로 당선되었고 총선과 지방선거를 통해 압도적인 힘을 몰아주었으나 그 어떤 개혁조치 하나 변변하게 한 것 없이 지지부진하다가 결국 정권까지 넘겨준 탓이다. 완전히 내려앉아 절대 다신 정권을 잡을 수 없을 것 같던 수구 보수 세력을 다시 살려 준 장본인이라는 점에서 그는 어떤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 광장이 사라지게 해서는 안된다 문재인 정부의 실패를 둘러싸고 논란이 분분하다. 혹자는 문재인의 우유부단한 성격에서 그 이유를 찾기도 하고 혹자는 정권 핵심부의 오만과 부패 그리고 각종 성 스캔들을 꼽기도 한다. 그러나 곰곰 생각해 보면 문재인 정부만 탓할 일이 아니다. 문정권의 탄생은 그야말로 광장에서 온 국민이 들고 일어나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린 힘에 기인한다. 그런데 그가 정권을 잡은 후 모든 성과와 집행은 민주당 독점이었다. 대선을 마치자 썰물처럼 광장은 사라졌고 민주당은 혼자 장구치고 북치다가 자멸했다. 광장이 세력화하고 시퍼렇게 살아 정권의 장악과 집행과정에 적극 개입할 수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민주당의 우경화와 타협을 막고 지속적으로 촛불의 항쟁 정부기조를 끌고 갈 수 있었다면 그렇게 맥없이 무너졌을까. 돌아볼수록 안타깝다. 그렇다면 오늘날 다시 이 상황을 맞으며 두 번의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우선 광장은 힘을 유지하며 쉽게 철수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탄핵과 파면을 통해 내란 상태를 종식시키고 상황은 장악해야 한다. 새 정부의 탄생은 곧 광장의 등장과 맞물려야 하며 광장의 근본적 개혁요구가 정부 내에 관철될 수 있는 구조가 있어야 한다. 둘째, 이를 위해 광장은-오늘날 광장은 1500여 개 사회단체가 뭉쳐 만든 사회대개혁 비상행동으로 대표되고 있다-항쟁체로 자기 역할을 다할 뿐 아니라 선거 이후에도 이를 관장하며 투쟁해 갈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투쟁 동력을 유지하지 못하면 문재인 시즌 2를 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그리고 이래야 하는 더 큰 이유가 있다. 이제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군부를 동원한 쿠데타가 절대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이젠 버려야 한다. 친미수구세력은 정상적 방법으로 정권을 잡기 힘들어졌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자 그렇다면 그들은 과연 무엇을 꿈꿀까. 화려한 과거를 추억처럼 떠올리며 고개 숙이고 반성하며 살아갈까? 결코 그렇지 않다. 그들은 틈만 나면 다시 우리 사회의 주인으로 등장하기 위해 몸부림 칠 것이며 실패하지 않을 쿠데타를 준비할지도 모른다. 윤석열과 그 내란세력은 여전히 한국사회의 주류이다. 그들은 잠시 정권을 내려놓을 순 있으나 결코 무너지지 않을 강력한 힘을 여전히 갖고 있다. 제 발로 사라지는 기득권 세력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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