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을 원한다면 참사를 기억하라"... 세월호 세대가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는 이유
내 인생 첫 추모회는 20살 때인 2016년이었다. 하얀 봄꽃 떨어지던 4월이었다. 길가를 가득 채운 노란 물결과 끊임없이 울려 퍼지던 학생들의 이름들. 추모공간에 비치된 빼곡한 영정사진들 속 앳되어 보이는 얼굴에 난 울고 또 울었다.
예상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역 앞을 채웠다. 피해자들의 연령대가 주로 20대인만큼 추모객도 청년층이 많았다. 젊은 영혼을 추모하러 온 어르신들과 부모님 손을 잡고 온 어린이도 눈에 띄었다. 흰 꽃다발을 손에 든 외국인들도 적지 않았다. 눈에 익숙한 노란 바람막이를 입은 분들도 보였다. 가방에는 노랑 리본이 달려 있었다.처음으로 참사가 발생했던 장소도 방문했다. 참사 현장 영상을 보고난 뒤 마음 한켠에 자리 잡은 두려움에 한 번도 들리지 못한 곳이었다. 피해자들의 숨결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좁은 길 끄트머리, 그 곳에 마련된 작은 추모 공간. 벽에 붙여진 수백 장의 메모지들과 바닥에 가지런히 놓인 술병과 과자들. 이름 모를 이들이 내려놓고 간 마음들이 따스한 가을볕을 받고 있었다.
"그러니까 거길 왜 놀러갔어?" 댓글창을 가득 채운 그 질문은 너무 가혹하고 무책임했다. 그 어떤 이든 죽을 걸 각오하고 집 밖에 나서지 않는다. 사람이 많을 걸 알면서도, 우린 소중한 이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축제에 참여하고 관광지를 찾는다. 언제나 그랬듯, 우린 그걸 '일상'이라고 부른다. 이번 이태원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일이 사고가 아닌 '참사', 사망자가 아닌 '피해 자'인 이유다.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참사에 대해 어느 누구도 잘못을 시인하고 책임을 지지 않았다. 대통령은 추모 행사 어디서도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참사의 재발을 막고자 건의된 특별법은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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