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우리에게 노조라도 없었다면, 파업이라도 안 했다면 회사가 하청 노동자들 얘기를 들어주기라도 했을까? 이제는 정말 바꿔야 한다. 국회는 노란봉투법을 제정해 손배, 노조 파괴 문제를 끊어내야 한다. 우리도 인간이다. 우리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
임금 현실화를 요구하며 51일간 파업했던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들이 사측과 합의한 지 겨우 한 달 만에 다시 거리에 나앉았다. 사측이 파업 참가 조합원 42명에 대한 고용 승계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8월 23일, 원청인 대우조선해양이 하청 노조를 상대로 500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강행하기로 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이들 42명은 하청 업체 '진형'에서 일하던 도장공 31명, 또 다른 하청 업체 '혜성'에서 일하던 발판공 11명이다. 이들 대부분 조선소 경력 10년차 이상의 숙련공이지만, 처우는 최저임금 수준에 그쳐왔다. 이들의 평균 연령대는 40~50대다. 김 지회장은"얼마 전 정부가 조선업 인력난이 심각하다며 외국인 노동자 비자 제한까지 풀겠다고 발표했다"라며"지금 상황에서 노조했다는 이유로 숙련공들이 해고되는 게 말이 되나"라고 되물었다. 앞서 유례 없는 가로·세로·높이 1미터 감옥 투쟁, 도크 점거 고공 농성, 단식 농성 등으로 조선소 하청 노동자들의 실상을 알리며 사회적 관심을 받은 대우조선 하청 노조 파업은 지난 7월 22일 노사 합의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불과 한 달밖에 지나지 않은 현재 하청 노동자들이 마주한 건 고용 불안과 거액의 손배소다. 23일 국회 앞 천막에서 단식 6일 차를 맞은 김형수 지회장을 만났다. 잠을 제대로 못 이룬다는 그의 목소리는 갈수록 작아졌다."지난 7월 22일 파업을 풀고 난 뒤 사측이 합의안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서다. 당시 사측은 폐업한 진형, 혜성, 수호마린, 삼주 4개 업체 소속 조합원들에 대한 고용 승계를 약속했었다.
저임금 차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임금이 낮으면 은행에서 대출 받을 때 이자도 더 많이 낸다. 심지어 산재로 사망했을 때 보상금도 임금에 따라 결정된다. 원청 노동자가 산재 사망하면 6억 원이 나온다. 하청 노동자는 3억 원이 나온다. 이게 말이 되나. 신분제나 다름 없다. 그저 사람답게 대우받고 싶었다. 그러려면 하청 노동자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용 승계에 정치권이 나서라는 거다. 결국 원청이 결정을 내려야 하는 구조인데 우리 힘만으로는 상대해주질 않으니까. 꿈쩍 않고 있지 않나. 이번에도 느끼지만 회사는 여론의 관심을 받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차이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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