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렇구나!'... 텃밭 농사에서 배운 글쓰기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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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렇구나!'... 텃밭 농사에서 배운 글쓰기의 교훈 글쓰기 텃밭_농사 최미숙 기자

기다리던 비가 내렸다. 오랜만에 듣는 빗소리가 정겹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 간당간당 버티며 겨우 생명을 이어 온 식물들이 단비에 즐겁다고 소리치는 듯하다. 며칠 전 심었던 밭작물도 드디어 내린 비에 깨춤을 출 것이다. 찌든 먼지조차도 씻겨 내리며 시원하다고 아우성 치는 것 같다.

주말에만 가니 천지가 할 일이다. 여기저기 고개 내민 꽃에게 제대로 눈길 한 번 주지 못하고 일만 하다 온다. 한 주만 안 가도 풀이 내 키만큼 자라 다른 데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자연에서 여유로운 주말을 꿈꿨던 순진한 생각은 사라진 지 오래, 서둘러 옷 갈아입고 호미를 챙긴다. 땡볕에 몇 시간을 쪼그려 앉아 풀뿌리 캐는 데에 온 힘을 쏟다 보니 엄지손가락 관절이 아파온다. 그렇게 힘들여 뽑아도 한 주가 지나 텃밭에 돌아오면 어느새 그만큼 또 자라있다. 텃밭은 '풀과의 전쟁'이라더니, 괜한 말이 아니었다.새로 만든 밭에 씨도 뿌리기 전에 잡풀이 먼저 자리 잡는다. 고추 모종 150주, 가지와 오이 세 주씩을 샀다. 전날 밤 물에 담가 불려 두었던 호랑이 강낭콩도 가져왔다. 미리 심었던 옥수수와 열무는 제법 자랐다. 약을 안 했더니 열무 이파리마다 벌레가 붙어 진액을 빨았는지 구멍이 송송 뚫렸다. 한 주 더 두면 안될 것 같아 다 뽑았다.

고구마를 심으려고 지난 일요일 오전 여섯 시에 집을 나섰다. 남편은 요즘 날이 가물었으니 해뜨기 전에 심고 물을 듬뿍 줘야 한다고 했다. 순은 밭이랑을 만들어 준 지인이 주기로 했다. 밭에 도착하니 지인은 사모님과 아주머니 한 분을 데리고 왔다. 잠깐 풀 매고 있는 사이 두 사람이 순식간에 심는다. 스프링쿨러를 빌려 와 밭 가운데 세우고 온종일 틀었다. 풀 뽑다 시원하게 내뿜는 물에 옷이 다 젖었다. 농사를 짓는 과정에서 그동안 농약은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농약을 치지 않으면 건질 수 있는 열매가 없다고들 하는데, 그것도 고민이다. 작년에는 감나무 세 그루에서 스물여덟 개, 자두나무 네 그루에서 자두 일곱 개를 땄다. 실망스러웠다.애써 심은 고구마가 죽을까 봐 남편은 3일간이나 물을 주러 왔다 갔다를 반복했단다. 그 정성을 알았는지, 고구마 순이 드디어 고개를 들었다고 한다. 때마침 주말에 비가 와 한시름 겨우 놓았다. 밭고랑 풀이 비에 힘을 받았는지 살판이 난 듯한 느낌이다. 저 풀을 언제 다 뽑을 수 있을지 걱정이지만, 일단 농작물은 심었으니 자연에 다음 일을 맡길 수밖에.텃밭 농사를 지으며 느낀 것은, 농사가 그렇듯이 글쓰기에도 노력과 정성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쉽게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글감과 첫 문장을 생각하다가 어느새 며칠이 지나있기도 하고, 쓰는 시간보다도 머물러 있는 시간이 훨씬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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