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힘들래요' 10대 암환자 편안히 떠났다…연명치료법 그 이후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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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내 욕심이 아이를 힘들게 한 건 아닌가'란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r연명의료 임종 환자

10대 A군은 소아암인 육종을 앓았다. 어느날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증상이 나타나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 찾은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암 진단을 받았다. 암 세포는 폐와 복부 등 곳곳에 퍼져 말기 상태였다. 항암 치료를 했지만 종양 크기가 줄지 않았다. 항암을 더 진행하는 게 큰 의미가 없을 거라고 의료진이 알렸다. 통증과 호흡곤란이 A군을 괴롭혔다. “덜 힘들게 해주세요.” 고통에 지친 A군은 의사에게 이렇게 말했다. “뭐든지 다 하겠다”라고 마음먹었던 부모는 “내 욕심이 아이를 힘들게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하게 됐다. A군 엄마는 과거 암으로 세상을 떠난 모친의 마지막을 떠올렸다. A군과의 이별은 다르길 바랐다. A군 부모는 고민을 거듭한 끝에 연명의료계획서에 서명했다. 의료진은 항암치료를 멈추고 통증을 줄이기 위한 최소한의 진통, 진정제만 썼다. 일주일 뒤 A군은 가족 곁에서 편안한 모습으로 눈을 감았다.

연명의료 중단 합법화 이후 A군처럼 임종기 소아 환자의 심폐소생술 빈도가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중범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의학과 교수팀이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된 2018년 2월 전후 전국 상급종합병원 등의 중환자실에 입원한 18세 이하 환자 136만9193명를 추적 관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연명의료 중단 관련,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는 처음이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소생’ 최근호에 실렸다.연명의료결정제도는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CPR,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등의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조 교수에 따르면 매년 평균 500~600명의 소아 환자가 병원에서 사망하고 이 중 최소 반 이상은 최선을 다해 치료하더라도 살려내기 어려운 비가역적 질환을 앓는다.

연명의료를 중단하기로 결정한 환자의 치료 내용도 달라졌다.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한 경우 인공호흡기 등의 삽관술은 69.8%에서 시행돼 일반 환자와 차이가 컸다. 승압제 사용은 76.5%와 90.1%, CPR 시행은 20.8%와 52%로 각각 나타났다. 연명의료를 하지 않기로 한 소아 환자에서 10~30% 포인트 낮았다. 반대로 진통제 사용은 67.1%와 57.4%로 연명의료를 중단키로 한 환자에서 10% 포인트 더 높게 나왔다. 조중범 교수는 “법 제정 전후 병원 내 전체 사망률 차이는 없었다”라며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아도 심폐소생술 건수가 줄면서 심폐소생술 후 생존율은 43%에서 47%로 다소 올랐다”고 했다. 조 교수는 “연명의료법 시행에 따라 치료의 적극성이 줄거나 살릴 수 있는 환자에서 심폐소생술이 감소한 것은 아니고 필요한 치료를 충분히 받은 후 연명의료 중단이 결정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동아대학교 간호학과팀은 ‘간호사의 연명치료중단아동 돌봄경험’ 연구에서 “부모들은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기 매우 힘들어하며 어려움을 경험한다”라며 “노화 과정으로 인한 사망이 아니고 예기치 못한 비극으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했다. 연구팀이 연명의료를 중단한 아동 환자를 실제로 돌본 7명의 간호사를 조사했더니 이들 또한 환자의 소생 기회를 차단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함과 두려움을 호소했다.윤영호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임종 상황에서 연명의료를 중단하는 것이 죽음의 시간을 당기는 게 아니다”라며 “오히려 존엄한 죽음을 지켜줄 선택”이라고 했다. 조중범 교수는 “고통스러운 치료를 유지하는 게 환자에게 최선의 이익일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임종을 반복할 의료진의 정서적 지지 체계도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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