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출간하며 느낀 것들... 책은 내 돈으로 사서 보는 거예요
그 책은 자신이 쓴 소설인데 직접 팔러 다니는 모양이었다. 내게도 한 권만 사달라고 부탁했다. 은행에서 근무할 때의 일이지만 그가 내민 책 제목도 선명히 기억한다. 그때 나는 돈 만 원을 주고 읽지도 않는 책을 샀었다. 글 써서 돈 버는 건 예나 지금이나 어려워 보인다. 당시 책을 샀던 이유? 만 원으로 누군가의 꿈을 응원할 수 있다면 괜찮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출간이 쉬워진 세상이다. 나를 브랜딩 하자며 책을 위한 책이 나올 정도로 책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하지만 책이 잘 팔리는 시대는 아니라고 한다. 쓰는 사람은 계획하지 않아도 어떻게든 책을 내고, 언젠가는 출간의 꿈을 가지고 있으니 책이 점점 넘쳐날지 모른다. "나이 오십 넘어서 꿈을 이뤘네" 하는 소리에"무슨 소리! 나 아직 꿈 안 이뤘는데... 난 베스트셀러 작가가 꿈이야"라고 기어 나오는 소리라도 소리치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산고라는 표현에 숙연해졌다. 돌이켜보면 플랫폼이 불편한 건 없다.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나의 무지로 불편하게 느껴졌을 뿐이다. 모든 책의 홀수 페이지가 우측에 자리한다는 것도 나중에 알았으니 누굴 탓하랴. 그렇다고 오래전 그 중년남자처럼 무작정 사무실을 찾아다닐 수도 없고 시대에 맞게 SNS 홍보를 해야 하는데 그마저도 없으니 무기 없이 전쟁터에 뛰어든 꼴이었다. 더구나 홍보라는 것이 자칫 잘못하면 역효과에 비호감이 될 수 있기에 신중해야 했다. 네트워크도 브랜딩도 전혀 없으니 막막했다.일단 친한 언니에게 전화를 걸어 책이 나왔다고 알렸다. 언니는"책 낸 거 축하해. 근데 책 나오면 선물하던데 너는 그런 거 안 하니? 다른 사람들은 막 공짜로 주고 그러던데"라고 한다.
그때 지인은 내게 이런 말을 했다."책에 관심 있으니까 주는 거예요. 관심도 없는 사람들은 줘봤자 냄비 받침 밖에 더하겠어요?"라고. 그때 선물을 거절하고"제가 직접 사서 볼게요" 했더라면 더 좋았을걸 하는, 뒤늦은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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