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을 둘러싼 남성들의 알 수 없는 집착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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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라면 커야죠.” 교실에 웃음이 터진다. 남자 청소년과 함께 ‘남자다움’에 대한 고정관념을 이야기하며, 우리 사회에서 어떤 게 남자답다고 여겨지는지 물어보면 늘 빠지지 않고 큼직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남자 성기 사이즈에 대한 이야기임이 분명하지만 나는 도리어 “그렇죠. 학생이라면 자고로 꿈과 배포가 커야죠”라고 능청을 부린다. 어디 그뿐일까,

교실에 웃음이 터진다. 남자 청소년과 함께 ‘남자다움’에 대한 고정관념을 이야기하며, 우리 사회에서 어떤 게 남자답다고 여겨지는지 물어보면 늘 빠지지 않고 큼직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남자 성기 사이즈에 대한 이야기임이 분명하지만 나는 도리어 “그렇죠. 학생이라면 자고로 꿈과 배포가 커야죠”라고 능청을 부린다. 어디 그뿐일까, 성교육 시간에는 남자 평균 성기 사이즈에 대한 질문이 초등학교 때부터 빠지지 않고 나온다. 음경에 대한 집착은 비단 혈기왕성한 청소년의 전유물도 아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 곳곳 관광지에서 남근 모형의 기념품, 술병, 심지어 조각상까지 찾아볼 수 있다. 그것이 전 세계에 퍼져 있는 남아선호사상을 다소 직관적으로 보여준다고 여길 수도 있고 다산과 풍요, 건강 등을 상징하는 토템이라 이야기되기도 한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아무래도 의미는 나중에 갖다 붙인 것 같다는 합리적 의심을 하게 된다. 직관적으로 생각해 봐도 그렇다.

이쯤이면 음경에 대한 집착은 단지 성적인 기능에 대한 관심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당장 해부학적으로 보더라도 여성의 성감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신경조직은 질 안쪽 깊은 곳이 아닌 질 입구 5~7cm 부근에 분포되어 있다. 따라서 성관계 시 음경의 크기, 특히 길이가 성관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하기 어렵다. 많은 설문조사에서도 이성애 여성의 성관계 만족도와 파트너의 음경 크기는 그다지 큰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와 관련한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하면, 영국 비뇨기 관련 학술 저널 BJU International 에는 남성 음경 평균 사이즈를 찾기 위해 무려 1만5,000개의 음경을 연구한 자료가 게재되어 있다.

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단지 음경을 둘러싼 자연스러운 신체 현상을 설명할 때에도 더 ‘남성적’이라고 여겨지는 표현을 사용한다. 이를테면 발기를 ‘화났다’고 표현하거나 발기부전을 ‘고개 숙인 남성’으로 표현하듯 말이다. 하지만 음경에는 감정이 없고 고개 숙인 건 남성이 아닌 음경일 뿐이다. 그럼에도 많은 남성들이 이를 구분하지 않으며 음경이라는 내밀한 신체에 남성성을 투영한다.‘딕픽’은 음경에 왜곡된 남성성을 투영할 때 만들어지는 참사를 보여준다. 딕픽은 말 그대로 남성들이 자신의 음경 사진을 찍는 것을 의미한다. 그 애착을 이해하기는 어려워도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이것을 개인소장하는 정도로 그치지 않고 타인에게 다짜고짜 보낸다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바바리맨’이라고 부르는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노출 성폭력의 온라인 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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