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사는 그녀에게 '현재'를 선물한 남편의 내연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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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사는 그녀에게 '현재'를 선물한 남편의 내연녀 나나 인도네시아_현대사 여성 인도네시아_영화 과거_현재_미래 김형욱 기자

동남아시아 지역의 영화를 잘 알지 못한다. 그나마 태국이 장르에 특화된 영화를 앞세워 우리나라에도 많이 소개했지만, 여타 나라들의 영화는 접하기가 여의치 않다. OTT나 영화제 등으로 제3세계 영화가 많이 소개되고 있음에도 말이다. 그런 와중에 인도네시아 영화는 10여 년 전의 정도밖에 모르겠다.

영화 는 인도네시아 근현대사의 주요 길목인 1960년대를 배경으로 격변에 휘말린 여성 '나나'의 연대기를 그렸다. 나나는 역사의 직접적인 피해자이지만 영화는 그 양상을 직접적으로 그리고 있지 않다. 매우 간접적으로, 그러니까 나나가 자신이 받은 피해를 안으로 안으로, 밑으로 밑으로 침착시키며 두려워하는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 하여 나나의 말, 행동, 표정 하나하나를 철저히 따라야 한다.1960년대 인도네시아 자바, 나나는 돈 많은 지주 남편 덕분에 편하게 지내고 있다. 자못 지루해 보이기까지 한 나날이다. 남편의 말마따나 나이가 꽤 먹었지만 여전한 미모를 자랑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남편은 당연한 듯 내연녀를 두고 있고 아내 나나 또한 당연한 듯 여기고 있다. 정육점에서 일하는 젊고 예쁜 여성 이노가 그녀인데, 먼발치에서나마 몇 번 본 적이 있다.

나나로선 몸은 지금 여기에 있지만 영혼은 예전 그곳에 가 있는 것 같다. 몸은 편하지만 전혀 행복하지 않아 보인다. 그런 와중에, 남편의 내연녀 이노가 살갑게 다가와 나나를 챙긴다. 그러며 나나의 마음속 깊은 이야기를 끄집어낸다. 그녀가 꺼낸 이야기는 곧 인도네시아의 1950~60년대 역사다. 이노 덕분에 조금씩 자신을 찾아가는 나나, 어느 날 그녀 앞에 예상치 못한 사람이 나타나는데.영화를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선 인도네시아 현대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인도네시아는 1600~1700년대에 걸쳐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가 지배했고 이어 1800~1900년대 중반까지 네덜란드가 지배했다. 1940년대 전반기는 일제가 지배했고 후반기는 독립전쟁을 치렀으며, 합중공화국을 거쳐 1950년대부터 공화국으로 정착했다. 나나가 일가족을 잃었던 때는 아마도 독립전쟁 직후의 혼란 시기였지 않나 싶다.

영화는 어려운 길을 택했다. 굉장히 지루할 수 있고 또 어려워 보일 수 있는데, 현실인지 꿈인지 분간하기 힘든 만큼 생생한 꿈을 통해 나나가 겪은 고통의 시간을 보여 준 것이다. 한없이 평화로워 보이는 현재와 완벽히 대비되는, 불안하고 불쾌하고 불확실한 형태로 말이다. 영화적으로 굉장히 재미 없는 부분이기도 해서 완벽하게 표현해 냈다고 하긴 힘들겠지만, 의미론적으로 이보다 더 완벽하게 혼란스러운 그때 당시와 그때를 직접 관통한 나나의 심상을 표현하기는 힘들 것이다. 이 영화의 두 번째 숙제이자 또 다른 핵심은 나나의 과거가 아닌 미래에 있다. 그녀는 시대의 참혹한 폭력을 자신의 잘못인 양 받아들인다. 여전히 과거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빈 껍데기만 현재에서 살아가고 있으니, 그녀의 무표정에서 드러나듯 아무런 희망도 미래도 없어 보인다. 그런 나나에게 현재를 선사하고 과거를 정리하게끔 도와 주는 건 다름 아닌 남편의 내연녀 이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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