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의 꿈' 야무지게 말하던 아들...'연기처럼 사라졌어요'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10.29이태원참사 유가족 책임자처벌 조혜지 기자
1.9kg로 약하게 태어나 초등학교 때까지 틈만 나면 괴롭힘당하던 아이. 그럼에도 한 번도 울고 들어오는 일이 없었다. '울면 지는 거'라는 말에 눈물을 꾹 참았다는 여린 아들. 걱정이 많았던 엄마는 구청과 교육청에서 하는 학교폭력 예방 교육을 찾아다녔다. 그러던 아들이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확실히 달라졌다. 자기 책상에 쓰레기를 버린 친구와 싸움을 벌인 날, 엄마는 교무실에서 만난 선생님의 말에서 아들의 변화를 감지했다."싫다는 항의 표시를 하고, 맞대응했다"는 아들은 그렇게 스스로 보호하는 방법을 터득하기 시작했다. 친구도 자연스럽게 많아졌다. 고등학교에 올라가선 학급 임원도 맡았다. 의료인이 되고 싶다는 꿈을 놓지 않았다. 그렇게 꿈에 그리던 간호학과에 합격해 간호장교 입대를 앞둔 2022년 10월, 엄마의 말처럼 민석이는 이태원에서"연기처럼 사라졌다"."우리 민석이 참 라파엘처럼 살았군요.
그러나 그날 밤, 엄마는 참사 현장을 두 눈으로 목격했다. 그날 보고 들은 것들은 여전히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일을 마치고 밤 11시 30분께, 늦은 저녁을 먹기 위해 식탁에 앉은 순간 걸려 온 전화가 시작이었다. "쓰러지고 넘어지고 걸어걸어... 그러다 겨우 간 곳이 스티커 사진 가게인데, 거기서 호흡곤란이 왔어요. 그때 한 남성이 저를 부축해서 그분한테 물어봤어요. 왜 경찰이 한 명도 없냐고. '저도 사복경찰입니다' 대답을 정확하게 해줬어요. 저를 한 팔로 부축하고 있던 중에 전화 오는 걸 받으며 저에게 호흡하라고 종이를 씌워주는데, 그때 통화 내용을 잊지 못해요. '이태원 마약 단속 중이었어, 난리났어'... 이런 말이었어요. 정확히 기억해요. 통화하는 사이 저는 민석이를 찾아야하니까 다시 도망치듯 피해서 다른 곳을 찾았어요. 그러다 또 쓰러지고."한 구급대원이 아들이 다쳤다면 병원에 있을 테니 가까운 순천향병원으로 가보라고 했다. 다시 길을 물어 병원으로 향했다. 치료 중일 거라는 희망으로 응급실로 들어갔지만 제지당했다."우리 아들 찾아야 해요" 통곡했다.
마르지 않는 눈물은 시력을 앗아갔다. 장례 후 안경만 서너 번을 갈았다. 짠맛이 어느 순간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혀끝이 갈라져 피가 맺히기 일쑤였다. 심리상담 선생님은 감각기관이 둔화될 수 있다고 했다. 밤 11시부터 새벽 5시까지는 잠이 오지 않았다. 잠을 너무 못 자서 아들이 꿈에 찾아오지 못하는 건 아닐까 싶어 억지로 잠에 들곤 했다."병이 올까 봐" 걱정스러운 나날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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