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정말 인간도 아니었구나' 하지 않게, 동두천 성병관리소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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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나 지금이나 세상 사람들은 우릴 인간 이하로 봐요. '양색시'에 '양갈보'라고 하고. 더러운 이불보가 깔려있던 딱딱하고 차가운 시멘트 바닥이 아직도 떠올라요. 2층 3번방이었어요. 성병에 걸리지도 않았는데 손바닥만큼 큰 주사기를 가져오더니 무작정 엉덩이에다 놨어요. 페니실린이라대요. 한동안 일어나지도 못할...

"그때나 지금이나 세상 사람들은 우릴 인간 이하로 봐요. '양색시'에 '양갈보'라고 하고. 더러운 이불보가 깔려있던 딱딱하고 차가운 시멘트 바닥이 아직도 떠올라요. 2층 3번방이었어요. 성병에 걸리지도 않았는데 손바닥만큼 큰 주사기를 가져오더니 무작정 엉덩이에다 놨어요. 페니실린이라대요. 한동안 일어나지도 못할 만큼 어지럽고 아픈데, 눈이 팽팽 도는 와중에 내 다음 순서 언니가 주사를 맞더니 픽 하고 기절하는 거예요. 허공에다 막 허튼 말을 중얼거리고, 고개도 못 가누고 영 죽을 것 같더니 한참 지나 겨우 깨어나더라고요."

김씨의 기지촌 생활은 2년 남짓이었다. 그는"운이 좋았다"고 했다. 김씨보다도 두 살 어렸던 한 미군 병사가 클럽에서 만난 김씨에게 청혼을 한 것이다."클럽 뒤에는 성매매가 이뤄지는 작은 방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는데, 거기 불려가지 않도록 남편이 돈을 내고는 나를 많이 지켜줬어요." 김씨는 그 미군과 결혼했고 아들을 낳았다. 스물한 살 때였다. 둘은 곧 미국으로 떠나기로 했다. "난 그때 이미 아들이 하나있었지만, 실제 이후로 아이를 더 낳으려 했는데 안 됐어요. 두 번이나 유산을 했으니까. 그때도 페니실린 때문에 임신 못 한다고 말하는 언니들이 많았어요. 다들 싫다는데도 그렇게 줄을 세워놓고 주사를 많이 맞혔던 걸 보면, 아마 성병관리소가 나라에서 돈을 더 많이 타먹으려면 사람 수나 건수를 늘려야 했던 거 아닌가 싶어요. 나는 기절하는 언니만 봤지만, 주사 맞고 쇼크 와서 죽은 언니들도 있댔어요."이렇게 기지촌 여성들을 상대로 국가가 관리한 성병관리소는 경기도에만 6곳, 전국에 40여 곳 있었다. 이 중 아직까지 건물이 남아있는 유일한 곳이 바로 김씨가 기억하고 있는 동두천 성병관리소다. 오늘날 단풍철마다 인파로 북적이는 경기도 동두천시 상봉암동 소요산 등산로 입구 인근에 그대로 방치돼 있다.

당시에도 성매매가 법으로 금지돼 있었음에도 국가가 미군 기지 주변을 성매매를 할 수 있는 예외구역으로 공식 허용하면서 기지촌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특히 국가의 성병관리소 운영 역시 위법하다고 명시했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법령상 근거 없이 이뤄진 격리수용 치료나 의료 전문가의 진단이 없어 전염병환자라고 볼 수 없음에도 이뤄진 격리수용 치료 행위는 법령과 인권 존중 의무 등을 위반하고 객관적 정당성을 결여하여 위법하다"고 했다.그런데 마지막 남은 이 동두천 성병관리소가 지금 흔적도 없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동두천시가 최근 성병관리소 건물을 철거하고 주차장과 전망대, 산책로, 상가 등을 짓는 '소요산 관광지 확대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두천시의회는 지난 6일 동두천 성병관리소 철거 예산 2억 2000만 원이 포함된 추가경정예산을 통과시켰다. 이후 동두천시는 철거 실시설계용역을 위한 입찰 절차를 진행 중이다.

23일 기자회견장 한편에는 김씨가 고개를 숙인 채 앉아있었다. 그의 앞에는 '그 당시는 애국 지금은 수치?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보존하라'고 적힌 피켓이 놓여있었다. 김씨는 동두천 성병관리소를 경험한 피해자 중 유일하게 공개적으로 나서 철거를 반대하고 있는 당사자다. 1978년 동두천 성병관리소에서 나온 뒤 미국으로 건너갔던 김씨는 지난 2002년 사고로 남편을 잃고 2007년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그에게 왜 동두천 성병관리소를 보존해야 하는지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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