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시위 1년] 구기연 교수 “이란 정권, 히잡 시위로 민중의 힘 인식…처벌 강화는 두려움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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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시위 1년] 구기연 교수 “이란 정권, 히잡 시위로 민중의 힘 인식…처벌 강화는 두려움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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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생명, 자유”, “독재자에게 죽음을!” 이란 대학생 마흐사 아미니는 지난해 9월13일 히잡...

이란에서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사망한 마흐사 아미니의 의문사 40일을 맞은 지난해 10월 26일 아미니의 고향인 이란 서부 쿠르디스탄주 사케즈에서 한 여성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이란 대학생 마흐사 아미니는 지난해 9월13일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경찰에 붙잡혀 3일 뒤 석연찮게 숨졌다. 이란 정부는 그가 구타당했다는 의혹을 부인했으나, 아미니의 죽음은 오랜 강압 통치에 지친 이란 시민들에게 저항의 불길을 댕겼다. 이란 안팎에서 삭발을 하고 히잡을 불태우는 연대 시위가 일어났으며, 여성 뿐만 아니라 남성과 청소년도 거리로 뛰쳐나왔다. 시위 장소도 도시와 농촌을 가리지 않았다. 이란 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잠시 소강 상태에 빠진 시위는 아미니 사망 1주기인 오는 16일을 앞두고 다시금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의 시위와 저항은 무엇을 남겼을까. 겉으로 드러나는 시위는 아미니 사후 몇달 동안과 비교하면 확연히 줄었다. 그러나 구기연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HK연구교수는 지난 8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연구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히잡 시위는 이란 정권이 민중을 두려워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최근 오히려 강화된 히잡법은 “체제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정권의 불안과 공포가 커졌음을 방증한다”고 짚었다. 무엇보다 이란에는 “이미 세상을 다 알고 있는” 10대 여성들이 있다고 구 교수는 강조했다. 이들은 인터넷을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K팝 등 외국 문화를 받아들인 세대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사진을 찢고 학교에 ‘낙서 테러’를 하는 10대 소녀들을 보면서 오히려 기성 세대가 용기를 얻었다고 구 교수는 전했다. 서로에게 힘과 용기가 되어주는 이란 시민들이 있는 한 정권의 탄압에도 희망의 불꽃은 살아 있다는 것이다. 다음은 일문일답.시위의 핵, ‘젊은 이란 여성’은 누구“사실 많이 잠잠해졌다. 지난 연말까지 시위 참가자 500여명이 사망하고, 일부는 사형집행까지 당했으니 두려울 수밖에 없다. 주동자 역할을 했던 사람들도 대부분 잡혀가거나 해외로 망명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을 들어보면 수도 테헤란이나 도시에서 히잡을 안 쓰고 다니는 여성들이 눈에 띈다고 한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여전히 쓰고 있으니까 변화가 없는 것 아니냐’고 말할 수 없다.

이란 10대 여학생들이 이란의 최고 지도자였던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와 현 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사진을 교실 벽에서 떼어내는 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 트위터 영상 갈무리“이란 당국을 가장 놀라게 했던 것이 바로 이 10대 여학생들이다. 여학생들이 하메네이 사진을 끌어내리고 교과서를 찢는 등 상상할 수 없는 일을 저질렀다. 학교에 낙서를 하도 많이 해서 부모들이 페인트값을 물어줬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냉소주의와 정치 무관심에 빠졌던 기성세대가 오히려 이들을 보면서 용기를 얻기도 했다. 10대 여학생들은 이란-이라크 전쟁 이후에 태어나 시장 개방을 경험한 세대다. 그래서 이들은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차이가 특히 크다. 몸은 남녀 분리와 히잡 강요가 있는 이슬람 세계에 속해 있지만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 10대, 20대가 누리는 문화를 동시에 경험하고 있다. 실제 삶은 연애도 하고 싶고 아이돌도 좋아하는 여느 또래와 다르지 않다.

“ 목소리에 대한 두려움이다. 히잡 시위는 이란 정권이 민중의 힘을 두려워하는 계기가 됐다. 단순히 여성을 억압하는 차원이 아니라 더 심한 통제와 처벌을 고안한다는 것 자체가 ‘제한을 이 정도로 높이지 않으면 언제 또 치고 올라올 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내포한다. 시민운동의 싹을 아예 잘라버리기 위해 사람들을 겁주려는 취지지만, 실은 정권의 두려움을 방증한다. 폐쇄회로TV 단속을 늘린 것 또한 시민들의 저항 때문에 면대면 단속이 어려워졌다는 점을 보여준다.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연로해 후계 구도를 고심할 수밖에 없는 현 상황에서, ‘앞으로 이런 일이 또 터진다면 과연 이 체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를 둘러싼 논란도 내부적으로 분명히 있을 것이다.”“이슬람 문화권에서는 망자의 사후 40일과 1년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지난해 아미니 사후 40일에도 시위가 크게 일어났다. 이번에도 쿠르드 지역에서 시위를 준비하고 있고, 1주기 당일에는 어떤 형태로든 소요 사태가 일어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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