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권의 파천황적인 행보에 세계가 충격과 혼란에 휩싸여 있으며, 그 충격의 여파가 얼마나 오래 얼마나 깊이 미칠지도 아직 전혀 알 길...
혼돈 상태로 되돌아가면거대한 전환의 시대였다트럼프 정권의 파천황적인 행보에 세계가 충격과 혼란에 휩싸여 있으며, 그 충격의 여파가 얼마나 오래 얼마나 깊이 미칠지도 아직 전혀 알 길이 없다. 많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한 걸음 떨어져서 보다 긴 역사적 시각에서 보면 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 이후 미국이 형성해 온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 자체가 변화를 맞게 됐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트럼프 본인의 거친 언사와 그로 인해 벌어지는 혼란보다 훨씬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위기를 우리가 알고 있는 바의 민주주의에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그중에서도 특히 두 가지 점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는 복지국가의 위기이며 둘째는 민주공화정의 위기이다.
이러한 질서에 힘입어 나타난 중요한 결과물 중 하나가 복지국가라고 말할 수 있다. 미국이 엄청난 군사 예산을 지출해 세계 질서를 떠받치는 역할을 맡은 덕에 다른 나라들은 이제 스스로의 군사력으로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는 ‘자력구제’의 강박에서 상당 부분 벗어날 수 있었고, 재정 지출에서 군사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낮게 유지할 수 있었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산업국에서 전후에 출현해 오늘날까지 하나의 표준적인 모델처럼 자리 잡은 복지국가는 이 때문에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사회복지 강화의 흐름은 비록 19세기 말에 각국에서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만약 그때처럼 모든 나라가 스스로의 군사력을 키워야 한다는 필요가 존재했다면 지금처럼 사회적 지출을 강화하기는 힘든 일이었다. 이는 자본주의 산업국가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기 십상인 계급 및 여러 사회적 집단 사이의 파괴적인 갈등을 완화하는 데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어 전후 민주주의가 성립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둘째, 지난 80년간 미국이 주도해 온 세계 질서에서의 이른바 ‘자유민주주의’란 민주주의와 공화주의를 하나로 결합한 민주공화국 정체를 기초로 한다. ‘다수의 통치’라는 민주주의를 분명히 정치의 조직 원리로 삼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명백한 법치 질서와 법의 통치라는 정해진 한도 내에서만 작동하도록 만드는 국가인 것이다. 민주주의를 통한 폭넓은 지지의 동원으로 국가의 정당성을 튼튼히 하고, 동시에 그러한 민주주의의 작동이 어디까지나 법으로 정해진 절차와 상식에 따라 이루어지게 해 고대 아테네 말기의 혼란스러운 ‘중우정치’나 대혼돈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고 사회의 평화 및 안정과 모두의 번영으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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