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마지막 순간을 영원 속에 담으려 했다. 28일 저녁 서울 대학로 소극장 학전 앞마당은 기념사진을 찍는 이들로 북적였다. 김광석 노래비, 학전 블루 간판 앞에서 곧 사라질 공간을 사라지지 않을 기록으로 남겼다. 이날은 ‘학전 어게인’ 콘서트가 열리는 첫날. 창립 3
28일 저녁 서울 대학로 소극장 학전 앞마당은 기념사진을 찍는 이들로 북적였다. 김광석 노래비, 학전 블루 간판 앞에서 곧 사라질 공간을 사라지지 않을 기록으로 남겼다. 이날은 ‘학전 어게인’ 콘서트가 열리는 첫날. 창립 33돌인 3월15일 문을 닫는 학전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가수들과 배우들이 펼치는 릴레이 공연이다. 1991년 문을 연 학전은 지속적인 재정난에다 김민기 대표의 건강 문제까지 겹쳐 폐관을 결정했다.계단을 따라 지하로 내려가니 작은 로비가 나왔다. 이곳에서 1천회 공연을 한 김광석을 비롯해 여러 가수의 사진과 공연 포스터를 엮은 대형 펼침막이 눈에 들어왔다. 다른 벽에는 이곳에서 공연한 가수들을 담은 작은 사진들이 빼곡히 붙어 있었다. 한국 소극장 문화의 역사를 이루는 조각들이다.공연장 안으로 들어가니 아날로그 문화를 상징하는 엘피에 둘러싸인 무대가 보였다. 엘피의 벽이 갑자기 열리면서 여행스케치의 루카와 남준봉이 등장했다.
그는 “정식 데뷔 전 가수로 처음 무대에 선 게 여행스케치 공연 게스트였고, 두번째가 김광석 형 공연 게스트였다. 여긴 제 음악의 시작 같은 곳이다. 오늘 마지막으로 이 무대에 서는구나 생각하니 울컥해서 엄청 울었다. 이곳이 없어진다고 하니 오히려 여기서 들은 선배님들 음악, 광석이 형 음악이 더 오래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김광석이 불렀던 ‘이등병의 편지’를 앙코르 곡으로 부르다 목이 메 멈추기도 했다.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없다시피 한 소극장의 묘미가 이날도 빛났다. 여행스케치의 남준봉이 “오랜만에 여러분과의 거리가 2m밖에 안 된다. 예전에는 무대 옆 바닥까지 관객이 방석 깔고 앉아야 대학로 흥행 보증수표라 했다”고 말하자 루카가 “당시 흥행 보증수표가 광석이 형과 우리였다”고 덧붙여 박수를 불렀다. 남준봉은 맨 앞줄 한 관객에게 바짝 다가가 노래하면서 “누님, 너무 고우세요”라고 말해 분위기를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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