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숨은영웅] '그렇게 많이 죽었는데…참전 자랑스럽다고 말 못 하지'
'정전협정 기념일'에 태어난 아들, 부친 일대기 기록한 책 발간 준비 정빛나 특파원=네덜란드 참전용사 헤르만 판데레일리 씨가 지난 5월 중순 현지에서 열린 참전 기념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손가락 하트' 포즈를 한국사람들에게 배웠다고 했다. shine@yna.co.kr지난 5월 중순 현지에서 열린 한 행사장에서 처음 만난 네덜란드 참전용사 헤르만 판데레일리 씨는 기자가 당황스러울 만큼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한국전쟁 때 아군은 물론이고 적군들도 그렇게나 많이 죽었는데…. 어떻게 살아남은 사람으로서 자랑스럽다고 할 수 있겠나. 절대 못 하지. 전쟁에서 승자란 있을 수가 없는 법이야."판데레일리 씨와 인터뷰는 행사장 현장을 시작으로 이후 최근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서면 등으로 진행됐다. 청력이 좋지 않은 관계로 아들 조니 씨가 보조 역할을 했다.
강추위에 총을 계속 들고 방어 임무를 수행하다 보니 손가락이 동상에 걸리는 것도 예삿일이었다. 그는"얼어 죽어 시커멓게 변한 손가락을 그냥 스스로 깨물어 베어버린 전우도 있었다"고 했다.판데레일리 씨는 유년기 시절 일찌감치 전쟁의 폐해를 경험한 당사자다.군 복무 시절 네덜란드 참전용사식민통치국 군인의 가족이나, 포로의 자녀로 지내는 것 모두 가족들에겐 트라우마로 남았다.그는 전방에 투입됐을 당시 적군의 계속된 포격 여파로 왼팔에 파편이 수십 개 박히는 부상을 입었다.한국에 있을 당시 전방 외에 거제도 포로수용소 등에도 투입됐다는 그는 1953년 네덜란드로 복귀한 뒤에도 군에 남았지만 삶은 녹록지 않았다.이런 이유 탓인지 재방한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번번이 거절했다.그러다 60여년 만인 지난 2017년에야 참전용사 재방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아들의 지속적인 권유에 못 이겨서다.
조니 씨는"아버지가 청년 시절을 보낸 한국, 그리고 발전한 한국을 꼭 다시 가보셨으면 했다"며"나는 1984년생이지만 사실 생일이 정전협정 기념일이다. 아버지는 어찌 보면 한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라며 웃었다.판데레일리 씨는"한국이 발전한 것을 보고 사실 너무 깜짝 놀랐다. 우리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에 정말 기뻤다"며"한국인들의 엄청난 환대는 더 놀라웠다"고 떠올렸다. 그때의 좋았던 기억에 부자는 2019년에도 다시 한국을 찾았다.오는 10월이면 만 92세가 되는 노병은"남은 생에 다시 한국에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도"다시 간다면 연천의 아스널·에리고지 근처에 다시 가보고 싶고, 거제도와 횡성에 있는 네덜란드참전기념비도 꼭 가보고 싶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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