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 분명 내 이야기인데 낄 자리가 없다

분명 내 이야기인데 낄 자리가 없다 뉴스

[책과 삶] 분명 내 이야기인데 낄 자리가 없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대한민국 헤드 라인
  • 📰 kyunghyang
  • ⏱ Reading Time:
  • 34 sec. here
  • 2 min. at publisher
  • 📊 Quality Score:
  • News: 17%
  • Publisher: 51%

지난여름 문학계는 일명 ‘정지돈 사태’로 시끄러웠다. 소설가 정지돈씨가 전 연인 김현지씨와의 일화를 당사자와 상의 없이 인용했다는 의혹이 ...

지난여름 문학계는 일명 ‘정지돈 사태’로 시끄러웠다. 소설가 정지돈씨가 전 연인 김현지씨와의 일화를 당사자와 상의 없이 인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벌어진 일련의 사건이다. 정 작가와 5년 전 헤어졌다는 김씨는 연애 당시 나눈 대화 내용 등이 정 작가의 소설 에 등장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 작가에게 무단 인용을 인정 및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정 작가는 일부 책의 판매 중지를 결정하면서도 무단 도용은 인정하지 않았다. 문학계 화두인 ‘재현의 윤리’는 이렇게 또 공론장으로 나오게 됐다.

이때 난데없이 함께 끌려나오게 된 사람이 하나 있었으니, 여성주의 연구활동가인 권김현영이다. 속 인물 ‘권정현지’가 권김현영과 자신의 이름을 합쳐 만든 것이며 김현지씨와 관련이 없다는 정 작가의 해명 때문이었다. 이후 정지돈과 김현지가 벌인 공방은 권김현영의 이름을 수없이 불러들였다. 기사로, 소셜미디어 속 한마디 한마디로. 단편 소설 는 이 사태에서 “피해자도 방관자도 목격자도 될 수 없었던” 권김현영이 보내는 흥미롭고도 문학적인 응답이다. ‘인식론적 폭력’이라는 차원에서 이 문제를 다루려면 결국 문학이라는 형식을 통해야 했다고 그는 말한다.

남들보다 높은 체온을 가진 ‘씨씨’가 주인공이다. 독특한 체질은 사람부터 동물까지 씨씨에게 달라붙게 만든다. 누군가는 씨씨의 특별함을 귀하게 여겼고 누군가는 함부로 다뤘다. 그런 씨씨 앞에 “너에게서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D’가 나타난다. 씨씨는 친구 ‘권’과 대화를 통해 연인이 된 D에게서 느낀 위화감의 정체를 파고들어간다. 사태에 대한 응답으로 탄생한 작품이지만 그 자체로 흥미로운 여성주의 문학이다. 날카로운 유머로 가득하다. 씨씨가 수신인도 발신인도 아닌 참조자의 약자라는 점은 작가의 얄궂은 위치를 떠올리게 하는 한편 ‘이름·정체성 찾기’라는 여성의 보편적 여정을 보여준다.

이 소식을 빠르게 읽을 수 있도록 요약했습니다. 뉴스에 관심이 있으시면 여기에서 전문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kyunghyang /  🏆 14. in KR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책과 삶] 윤석열이 ‘제정신’이 아닌 이유[책과 삶] 윤석열이 ‘제정신’이 아닌 이유윤석열 대통령은 지금 국민에게 ‘이해 불가능의 대상’이다.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에 계엄군을 투입하고도 “대통령의 통치 행위”라고 주장한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책과 삶] ‘뉴진스’ 어떻게 세계를 매혹시켰나[책과 삶] ‘뉴진스’ 어떻게 세계를 매혹시켰나K팝의 세계는 언제나 시끌벅적하지만 최근 2~3년은 특히 기념할 만한 해였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시장 규모가 몇 배로 불어났고 국...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책과 삶] 어지러운 시국, 시끄러운 마음···가름끈으로 정리하고 다시 나가자[책과 삶] 어지러운 시국, 시끄러운 마음···가름끈으로 정리하고 다시 나가자2024년 12월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느닷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은 군부독재 시절의 망령이 1987년 민주화 이...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책과 삶] 체제를 좀먹는 정치인을 방관할 때 민주주의는 몰락한다[책과 삶] 체제를 좀먹는 정치인을 방관할 때 민주주의는 몰락한다로마는 기원전 509년 왕정을 폐지하고 공화정을 수립했다. 로마 공화정은 450여년 간 로마의 전성기를 이끌었으나 점차 쇠약해지다가 기원전...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책과 삶] 지구도 사람도 살리는 ‘똥’ 그 무궁한 이야기[책과 삶] 지구도 사람도 살리는 ‘똥’ 그 무궁한 이야기타인의 몸에서 배출된 물질에 대한 혐오는 생래적인 것이다. 그중에서도 ‘똥’은 더러움의 대명사다. 여러 언어에서 똥과 관련된 비속어를 찾을...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책과 삶] 노벨 문학상·텍스트힙 집어삼킨 계엄…책에서 희망과 위안을 찾았다[책과 삶] 노벨 문학상·텍스트힙 집어삼킨 계엄…책에서 희망과 위안을 찾았다올해 한국 사회는 최고의 시간과 최악의 시간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다.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으로 정점에 올랐던 자긍심은 대통령의 위...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Render Time: 2025-04-26 02:0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