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히로시마 ‘제로 그라운드’의 첫 생명은 송이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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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끝의 버섯 애나 로웬하웁트 칭 지음·노고운 옮김|현실문화|544쪽|3만5000...

세계 끝의 버섯이라니 미지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모험소설의 제목 같다. ‘자본주의의 폐허에서 삶의 가능성에 대하여’란 부제와 연결시켜 읽으면 아포칼립스를 다룬 SF 소설이 연상되기도 한다.

“삶이 엉망이 되어갈 때 여러분은 무엇을 하는가? 나는 산책을 한다. 그리고 운이 좋으면 버섯을 발견한다. 버섯을 통해 내 감각은 살아난다. 불확정성의 공포 속에서도 아직 즐거움이 있음을 알게 된다.” 송이버섯은 글로벌 정치경제의 균열도 보여준다. 북반구 전역 숲에서 채집돼 일본에 배송되는 ‘글로벌 상품’인 송이버섯의 주 채집인은 삶의 터전을 빼앗긴 난민, 이주노동자 등이다. 이들은 터전에서 쫓겨나고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는 등 끔찍한 일을 겪었다. 채집인들은 자영업자이며, 임금이나 사회보장을 받지 못한다. 야생버섯 채집은 사회보장이 제공되지 않는 불안정한 생계의 한 예다.책은 마르크스 경제학과 종간 상호의존성을 이야기한 도나 해러웨이의 반려종 개념에 기반해 논의를 발전시킨다. 서구가 주도해온 근대 식민주의와 자본주의, 인간 중심주의를 비판한다. 송이버섯 숲은 대규모 단일재배인 플랜테이션과 대척점에 위치한다. 유전적 다양성을 없앤 작물과 아프리카에서 데려와 지역 내 사회관계가 전무해 탈출도 불가능했던 노예들은 자립적이고 언제든 호환 가능한 단위가 됐다. 하지만 송이버섯은 다른 생물과 변형적 관계를 맺지 않고는 살 수 없다.

송이버섯의 주요 생산지인 미국 태평양 연안 북서부의 숲은 1960~1970년대엔 ‘나무의 플랜테이션 농장’과 같았다. 목재로 쓰이기 좋은 폰데로사 소나무가 벌목으로 베여나가자, 척박한 땅에서도 살 수 있는 전나무와 로지폴 소나무가 자라났다. 좋다고 할 수 없는 경치 속에 송이버섯이 등장했고, 일본이 높은 가격에 송이버섯을 수입하자 실직 상태인 인도차이나 난민과 참전 군인 등 수천 명이 ‘새로운 백금’을 얻기 위해 몰려들었다. 미국이 벌인 인도차이나 전쟁 여파로 1980년대 라오스와 캄보디아 등지에서 ‘반공주의자 난민’이 미국에 왔다. 하지만 미국은 이들이 정착하게 돕는 복지를 제공하지 않았고, 돈도 없고 서구식 교육도 받지 못한 이들은 사회적 공공망에서 벗어난 일자리로 옮겨 갔다. 정글 속 전투로 숲에서의 생존술을 익힌 이들에게 캐스케이드 숲은 최적지였다.저자는 2004~2011년 미국과 캐나다, 일본, 중국, 핀란드 등지에서 송이버섯 시즌 동안 현지조사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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