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작가 케빈 윌슨의 장편 화나면 불타는 아이들로 사랑·책임·가족 본질 톺아 ‘현실불가’의 발칙한 사실주의로 ‘왜 이건 현실일 수 없는가’ 물어
‘왜 이건 현실일 수 없는가’ 물어 미국 사우스대에서 영문학을 가르치는 케빈 윌슨. ‘신경 좀 꺼줄래’는 그의 세번째 소설이다. 사진 © Leigh Anne Couch, 작가 누리집 신경 좀 꺼줄래 케빈 윌슨 지음, 홍한별 옮김 l 문학동네 l 1만6000원 국외 도서가 소개될 때마다 따라붙는 현지 매체의 서평은 으레 화려하다. 2000년대 전후 논란이 됐던 국내 ‘주례사 비평’이란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문학동네가 들여온 이 소설의 뉴욕타임스 서평 한 줄은 “신이시여, 이 책이 얼마나 좋은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이다. 국내 파급할 만한 수사는 아니다. 현란해서만이 아니다. 책을 본 뒤 신에게 희구할 말이 있다면 “그럼에도, 신이시여, 여기 이 아이들은 또 버려졌습니다”이겠다. 유례없는 저출생 시대에 목도 중인 유기, 미등록, 아동학대 사망….
소설의 맛은 릴리언이 불 좀 다룰 줄 아는 이 기괴한 아이들과 처음 만나 말 그대로 한바탕 ‘데어 버린’ 소동에서, 서서히 비밀들을 나눠가며 신뢰를 쌓고, 무장 더 단단한 바람과 다짐을 해가는 과정에 있다. 외견상 아이들에게 “언제나” 곁에서 “괜찮아”라고 말하게 되는 절대 보호자의 경지 시현. 하지만 이는 도처 흔해빠진 사랑과 책임의 허위, 그 본질을 깨닫고 내면화하며 ‘어른’에 이르는 성장 여정에 더 가까워 보인다. 말미 이르러 릴리언이 가난과 자기비하밖에 물려준 게 없는 제 엄마와도 부족하나마 화해해가는 이유일 것이다. 아버지도 모르는 미혼모의 아이로, 엄마조차 “똥을 쥐고” 태어났다고 멸시해대던 릴리언에게 꿈이 없던 건 아니다. 동네 산골에 세워진 귀족, 부자들의 여자 기숙학교에, 말하자면 지역인재 할당제로 장학생 입학한 릴리언은 대학 진학해 진창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기숙사 룸메이트가 바로 매디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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