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보이스피싱] ② '피싱도 산업화'…분야별 전문조직 촘촘히 연결
강영훈 권준우 김솔 기자="총책 한 명이 사기 전화부터 송금까지 맡는 시절은 이미 지났습니다. 모든 게 분업화·전문화한 상황입니다."발신번호 변작기라고 불리는 이 같은 중계기는 수신자로 하여금 해외 전화를 아무런 의심 없이 받게끔 만들기 때문에 보이스피싱 조직에는 '필수품'으로 불린다.다만 이들 일당이 관여한 건 오직 중계기 설비뿐이다. 누군가를 사칭하는 전화는커녕 문자메시지 한 통 발송하지 않았다.[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이 사건에서 전화나 문자를 보내 대환 대출을 유도하거나 금융·수사기관을 사칭해 피해자를 속인 이들은 속칭 '콜센터'로 불리는 일당이었다.
콜센터 조직은 해외에 머물며 마치 우리가 휴대전화를 개통할 때 통신사 서비스에 가입하는 것처럼 중계기 조직과 계약한 뒤 이들이 깔아놓은 망을 통해 '070' 번호를 '010'으로 바꿔 범행했다.최근 들어 어디에 전화를 걸어도 콜센터로 연결되게 만드는 '강수강발' 기능을 포함한 악성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도록 유도하는 수법이 늘고 있는데, 이 앱을 만드는 조직도 따로 있다.범죄 타깃이 될 예비 피해자들의 정보, 즉 DB만을 수집해 파는 조직도 있다. 이름과 연락처는 기본이고 대출 이력 등 고급 정보를 담고 있을 경우 매우 비싼 가격에 거래된다고 한다.'070→010 둔갑' 통신중계소 운영…보이스피싱 조직 검거돈 편취 사기 사건 수사에서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것은 기본이다.'고액 알바'를 미끼로 고용한 인출·전달책이 돈을 받아다가 직접 해외로 송금하는 단순한 구조가 아니다.
돈을 해외로 옮기는 것도 용이해졌다. 환전소는 마치 은행처럼 국가별로 지점이 있기 때문에, 국내 환전소 장부에 자금이 쌓이면 중국 등 해외 환전소에서 같은 가치의 돈으로 바로 인출할 수 있다고 한다.중계기를 예로 들면, 통상 중계기 한 대에는 1∼64개의 유심칩이 꽂히는데, 유심칩마다 정해진 010 번호가 있어 해외 발신 번호를 국내 번호로 변조하는 방식이다.그래서 요즘에는 중계기에 유심칩 대신 유심 데이터를 수신할 수 있는 기기를 중계기에 꽂는 수법이 성행하고 있다.이럴 경우 경찰 단속을 당해도 유심 데이터 전송을 끊어버리는 것만으로도 유심을 계속 쓸 수 있다. 중계기에는 단속 여부를 알 수 있도록 위치 추적기가 부착돼 있다.
코로나19 유행기에는 재난지원금 신청을 미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경기 불황으로 정부의 특별 지원대책이 나올 때는 금융기관을 빙자해 저금리 대출을 내세워 그렇지 않아도 힘든 서민들의 등을 친다.이승우 법무법인 법승 변호사는"사회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진화함에 따라 보이스피싱 수법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며"데이터 통신 형태의 접속이 확산하며 SNS나 메신저를 통한 범행이 늘고 최근엔 원격 해킹 기술을 이용한 수법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우리나라 통신망이 다른 선진국보다 노후화했고, 보안 수준도 낮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에 보안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가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장기적 피해를 막기 위해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경각심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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