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설]모르는 단어를 기대합니다

심완선 뉴스

[직설]모르는 단어를 기대합니다
직설단어
  • 📰 kyunghyang
  • ⏱ Reading Time:
  • 16 sec. here
  • 4 min. at publisher
  • 📊 Quality Score:
  • News: 17%
  • Publisher: 51%

창피한 기억이 있다. 내가 열 살 언저리였던 때, 어느 공터에 있는 트럭에서 ‘어름’을 팔고 있었다. 지나가던 나는 잠깐 고민하다가 트럭 쪽으로 돌아가 주인아저씨에게 말을 걸...

창피한 기억이 있다. 내가 열 살 언저리였던 때, 어느 공터에 있는 트럭에서 ‘어름’을 팔고 있었다. 지나가던 나는 잠깐 고민하다가 트럭 쪽으로 돌아가 주인아저씨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요, 어름은 틀렸어요. 얼음이라고 써야 맞아요.” 아저씨는 웃으면서 자기가 몰랐다고, 알려줘서 고맙다고 답했다. 덕분에 나는 조금 간질간질하고 뿌듯한 기분으로 집에 도착했다. ‘어름’이 예전에는 맞는 표기였다는 사실은 나중에야 알았다. 나는 조금 겸허함을 배웠다. 어린이를 대하는 방법도 약간은 배운 듯하다.

독자는 ‘플로우 붕괴’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맥락상 ‘플로우’는 붕괴할 수도 있는 것이어야 한다. 형체가 고정된 물체여야 한다. 그런데 영어 ‘flow’는 흐름을 뜻하는 일반명사다. 흐름은 형체가 없다. 에서 지시하는 대상은 독자가 알지 못하는 무엇임이 분명하다. 이와 유사하게 옥타비아 버틀러의 소설 의 첫 문장은 이렇다. “도로는 자신의 종자 마을 한 곳을 수습하러 떠난 여행길에서 우연히 그녀를 발견했다.” 자신의, 종자, 마을이라는 단어는 모두 친숙하지만 우리는 이런 식으로 단어를 조합하지 않는다. SF 독서는 모르는 단어를 이해하는 과정이다.

이 소식을 빠르게 읽을 수 있도록 요약했습니다. 뉴스에 관심이 있으시면 여기에서 전문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kyunghyang /  🏆 14. in KR

직설 단어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윤 대통령의 완패... 미국도 트럼프 당선 가능성 높아졌다윤 대통령의 완패... 미국도 트럼프 당선 가능성 높아졌다[강명구의 뉴욕 직설] 결국, 문제는 경제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1997년 IMF 외환위기, 2024년엔? 윤 정부 이대론 안 된다1997년 IMF 외환위기, 2024년엔? 윤 정부 이대론 안 된다[강명구의 뉴욕 직설] 미국 부채의 그림자와 한국 경제의 앞날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여보, 이거 우리만 몰랐었나봐”…비싼 수수료 안내고 대출 취소 ‘3년간 14조’“여보, 이거 우리만 몰랐었나봐”…비싼 수수료 안내고 대출 취소 ‘3년간 14조’14일 이내 대출 등 취소 가능 청약철회 시 대출기록 삭제 “고령자 등 모르는 경우 많아”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심판 당한 것도 모르는 윤석열 대통령, 어떻게 이런 말을심판 당한 것도 모르는 윤석열 대통령, 어떻게 이런 말을[안호덕의 암중모색] 총선 후 첫 국무회의 발언, 사과하는 법도 반성하는 법도 모르는 대통령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책과 삶]팔자 좋은 양반? 먹고사는 데 진심이었다[책과 삶]팔자 좋은 양반? 먹고사는 데 진심이었다양반과 선비 정진영 지음|산처럼 1권 368쪽·2권 328쪽|1권 2만4000원, 2권 2만원 우리는 일상에서 ‘양반’이라는 단어를 상찬으로, 욕으로, 때로는 ‘저기요’처럼 ...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직설]의사라는 직업과 ‘더티 워크’[직설]의사라는 직업과 ‘더티 워크’민희진 어도어 대표 기자회견으로 전국이 문화충격에 빠져 있을 때, 내게 그 못지않은 충격을 준 일이 있었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민 대표를 지칭해 “저런 사람이 돈...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Render Time: 2025-04-13 06:5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