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인간공동체에 가장 크고 깊은 자국을 남긴다. 한국전쟁은 근대 이후 한반도에 도래한 가장 참혹하고 거대한 사건이었다.
광개토대왕비 광개토대왕의 업적이 기록돼 있는 ‘광개토대왕비’. 경향신문 자료사진"> 광개토대왕비 광개토대왕의 업적이 기록돼 있는 ‘광개토대왕비’. 경향신문 자료사진 피해와 영향의 규모와 크기의 측면에서 근대 이후 한국전쟁에 필적할 만한 사태를 찾기는 어렵다. 무엇보다도 이는 한·조 분단과 정전체제와 한·미 동맹을 포함해 한반도를 둘러싼 기축 질서의 윤곽과 외선이 아직도 한국전쟁이 남긴 출발점으로부터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확인된다. 또한, 후술하듯 세계 냉전구조의 동아시아로의 확산과, 오늘의 국제정치를 주도하는 양대 강국인 미·중의 관계 역시 한국전쟁을 계기로 고착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전쟁이 남긴 충격과 파장은 가늠하기 어렵다.
세계사를 보면 인근 국가들끼리는 본래 적대 감정이 매우 높고 무력 충돌이 잦다. 여기에 대해서는 학문 분야별로 탁월한 분석과 연구들이 많다. 그런데 한·중·일은 상대적으로 관계가 긴밀하지 않은 대신 충돌도 적었다. 일정한 소원과 긴장, 이격과 공존이 병존했던 것이다. 특히 한반도는 상세한 전쟁 통계를 볼 때 내전은 물론 전쟁, 즉 대외전쟁과 국제전쟁도 매우 적었다. 그것은 유럽은 말할 필요조차 없고 인근 국가들인 중국 및 일본과 비교하더라도 분명했다. 전통 한반도는 평균 세 세대에 한 번 전쟁을 치를 정도로 장기 평화를 향유하였다. 내전이건 대외전쟁이건 전쟁은 독자적 정치체 단위로 진행되고 파악된다는 점에서 면적의 넓고 좁음을 갖고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 즉 통일 이후 전통 중화제국의 역사에 대해, 면적이 넓기 때문에 전쟁이 많았다는 주장은 맞지 않는다.
러일전쟁 러일전쟁 당시 일본의 침략에 저항한 조선인을 국사범으로 처형하는 장면. 경향신문 자료사진"> 러일전쟁 러일전쟁 당시 일본의 침략에 저항한 조선인을 국사범으로 처형하는 장면. 경향신문 자료사진이곳을 무력으로 침략한 국가와 지도자는 거의 멸망하거나 죽는다는 기묘한 ‘절대 특징’을 보여주었다전쟁도 평화도 한국은 세계 질서의 변동에 긴밀히 조응하였다. 세계 변동이 일거에 몰려들면서 이곳 사람들은 중심의 충격파를 최전선 촉수로서 온몸으로 감당하였다. 동아시아 7년 전쟁을 보자. 그 전쟁은 세계의 구조변동과 격변, 문명의 발전과 조우가 이곳으로 모두 압축된 듯한 양상을 보여준다.
대항해 시대에 이은 동서조우 시대에 동양과 서양, 대륙과 해양이 이중으로 충돌한 세계전쟁 시대의 한 출발점 역시 한반도 문제였다. 러일전쟁을 말한다. 동양과 서양이 대륙과 해양에서 동시에 세계전쟁 시대에 돌입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 세계전쟁 시대는 절정의 사태인 한국전쟁 정전과 함께 종료되었다. 한국전쟁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전쟁들은 거의 모두 지역적·지방적이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세계를 다시 일정 정도 두 진영으로 나누며 준, 또는 준준 세계전쟁의 면모를 보이고 있으나 세계전쟁이라고 하기에는 한참 못 미친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정전 70년, 피란수도 부산] ⑬ 격동기 삶의 터전 국제시장 | 연합뉴스(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해방 이후 비교적 조용했던 이 시장은 6·25전쟁이 나자 불과 6개월 사이에 활동 인구가 수 배로 늘어나 성...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사과 안받은 아내에게 흉기 휘두른 혐의 70대 남성 징역 4년아내가 사과를 받아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는 70대 남성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는 지난 2월 아내의 직장을 ...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영아살해 절반이 ‘집행유예’…70년 전 감경사유 그대로 탓지난 2년 동안 영아살해 혐의로 재판을 받은 이들의 절반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영아살해죄는 살인죄나 존속살해죄와 달리 감경해 처벌하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6.25전쟁 참전용사 아버지가 받은 '영웅의 제복'6.25전쟁 참전용사 아버지가 받은 '영웅의 제복' 영웅의제복 제모 정전73주년기념 국가보훈부 6.25전쟁 이혁진 기자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한국전 숨은영웅] '가장 유명한' 참전용사…필연 된 韓과 인연, 한미동맹 주도 | 연합뉴스(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정전 70주년을 앞두고 24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인터뷰한 찰스 랭걸(93)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은 한국 ...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