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집으로 출발하는 경차
"현재 서울지역 체감온도 35도 이상. 온열질환 예방을 위하여 물을 충분히 섭취, 외출 자제 및 어지럼증 등 이상 시 즉시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지난 주말, 서울시청으로부터 이런 문자를 받았습니다. 올 여름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고 해요. 당분간은 무시무시한 더위가 가시지 않을 예정입니다.이웃들은 안녕할까요? 보건복지부는 전국 생활지원사 들을 통해 폭염에 취약한 노인들의 안전을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보다 생활지원사 는 좀 낯설게 느껴지시죠. 생활지원사 는 지역의 독거 노인, 취약계층 노인을 직접 방문해 필요한 돌봄을 제공하는 일을 합니다. 양다솔 작가의 어머니도 이 일을 하고 계세요. 양 작가가 어머니의 일을 두고 '미래를 구원하는' 일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칼럼을 읽고 다시 만나요.그중엔 일주일에 한두 번, 엄마가 찾아가는 것이 사람과의 유일한 접촉인 사람들도 있다.
여기저기 수소문한 끝에 할머니가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이 충분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할머니 같은 사정이 있으신 분들을 나라에서 도와주는 제도가 있어요"라고 말했을 때 할머니는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을 했다.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말했다."나라가요? 저를요?" 엄마는 다음날 할머니의 손을 잡고 면사무소를 찾았다. 이후 할머니의 생활이 얼마나 나아졌는지는 여기에 몇 문장을 쓰는 것으로 다 표현할 수 없다.엄마도 한쪽 귀가 들리지 않아 평소에 보청기를 착용해야만 하는데, 그 할머니도 귀가 들리지 않으니 서로를 향해 아무리 소리를 쳐도 대화가 통하지를 않았다.지원을 받기 위해 어떤 서류가 필요한지까지 꼼꼼히 적어서 보냈다. 그 또한 엄마가 인터넷과 면사무소를 오가며 찾은 정보였다. 내가 아는 엄마는 평소에 카톡으로 사진을 보내는 것도 어려워하는 인물이기에, 이를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지 가늠도 되지 않는다.할머니가 노화에 따른 난청을 겪고 있는 것이 아닌, 그저 귀가 귀지로 가득 차서 들리지 않았던 것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할머니는 이비인후과에서 치료를 받고 보청기를 맞추지 않았다. 그냥 귀를 팠다. 도대체 얼마만이었을까? 그리고 곧장 다음날부터, 할머니와 엄마는 대화가 통했다. 만나고 처음이었다. 할머니가 외쳤다."글쎄 나 보청기 필요 없댜!"환갑인 우리 엄마가 보청기를 하는데 팔순인 할머니는 귀지를 파고 다음날 귀가 뚫리다니, 나는 도저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결과적으로 좋은 일이 아닐까, 생각하려 하는데 엄마가 다음과 같이 말했다."엄마가 한 일은 타인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구원의 종류라고, 나는 생각한다. 나는 아직 늙고 병든 몸으로 혼자 살아가는 생활을 상상하지 못한다. 언젠가 그 시간이 도달할 것만을 안다.양 작가의 어머니는 '노인으로 사는 것'을 두고 이렇게 표현합니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점선면] [Lite] 💰 올리고 또 올려도팍팍한 현실이 더 역대급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점선면] [Lite] 🌾 왜 아스팔트 농사를 지었나청년 농부는 질문했다. 그리고…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점선면] [Lite] 🌾 왜 아스팔트 농사를 지었나청년 농부는 질문했다. 그리고…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점선면] [Lite] 🌀 그랬구나, 힘들었구나어른들이 눈물지은 이유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점선면] [Lite] 🚗 운전도 정치도 반납하세요나이가 많아서 그런 걸까?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점선면] [Lite] 🛏️ 돌봄은 누가 돌보나서사원은 서울의 진주의료원이 될까?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