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영어·일본어에 제주 사투리까지···미국 드라마 ‘파친코’ 누가 번역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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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영어·일본어에 제주 사투리까지···미국 드라마 ‘파친코’ 누가 번역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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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뉴욕, 오사카를 오가는 다양한 세대의 인물의 대사가 만들어지기까지 여러 번역가와 방언 전문가들의 노력이 있었다. 대본 번역에 참여한 황석희씨에게 작업 과정을 들었다.

“한국인이라면 저 대사가 무슨 뜻, 바로 이해할 수 있을 것”“경해도 넌 그 도박해싼다. 미국, 가라” “아부진 마씨?” “난 무사?” “우린 혼몸이라해수게. 붙어있어 된다 할 땐 언제고.”애플tv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에는 다양한 언어가 등장한다. 주인공들이 일제강점기에 고국을 떠나 여러 나라를 거친 이민자 가족인만큼 한 화에서 한국어, 일어, 영어가 모두 쓰이기도 한다. 그 시절 부산 사투리와 제주 사투리를 그대로 살려냈고, 자이니치가 쓰는 한국말은 당사자의 의견을 구해 다듬었다. 부산, 뉴욕, 오사카를 오가는 다양한 세대의 인물의 대사가 만들어지기까지 여러 번역가와 방언 전문가들의 노력이 있었다. 대본 번역에 참여한 황석희씨를 최근 화상으로 만나 작업 과정을 들었다.황씨에 따르면 당초 대사들은 각본가 겸 프로듀서인 수 휴 등 미국 작가진에 의해 모두 영어로 쓰여졌다. 수 휴는 한국계 미국인이지만 한국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하지는 못한다.

황씨는 “영어로 ‘안 잡아먹는다’라는 말이 얼마나 어색하겠나. 한국에서 이 말은 이런 의미고, 자연스러운 문장이라고 일일이 계속 설득해야 했다”며 “한국어로 도저히 알맞은 뉘앙스를 찾을 수가 없다고 하면, 다른 영어 문장을 써서 주실 때도 있었다. 독특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한국어로 번역한 대본에 사투리를 입히는 데에는 또 다른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했다. 황씨는 연극배우 정마린, 변종수 씨와 함께 부산 사투리와 제주도 사투리 번역에 돌입했다. 배우들이 직접 쓴 사투리 대사를 읽으면 그것을 녹음해뒀다가 함께 몇 번씩 듣고 고치면서 대사를 완성했다. 에 등장하는 제주도 사투리는 제대로 구현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주도 사투리는 표준어와 차이가 큰 만큼 한국 드라마에서도 어미만 살짝 바꾸거나 감탄사만 넣는 등 조금 순화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는 100년 전 제주 사람들이 쓰던 걸쭉한 사투리를 그대로 사용했다고 한다.

완성된 대본은 다시 역사학자들의 고증을 거쳤다. ‘여보’, ‘아내’와 같은 어휘가 당시 실제로 쓰였는지 확인하는 류의 작업이었다. 각 배역을 맡은 배우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대본을 고치기도 했다. 황씨는 “수정하는 과정이 말도 못할 정도였다. 수정할 때마다 원고를 빨주노초부터 시작해 화이트, 골드, 핑크 버전 색깔로 이름 붙였는데, 색을 몇 가지를 썼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번역 작업은 반 년 넘게 지속됐다. 배우들은 대본대로 말하는 게 원칙이었고, 애드립은 허용되지 않았다. 황씨는 “내가 이전까지 했던 자막 번역은 배우들이 뱉은 걸 자막으로 만든 작업이었다면 이번 대본 번역은 내가 쓴 대사를 배우들이 발화하는, 지금까지와 방향이 반대인 작업이었다. 단순 자막 번역이었다면 8일 만에 끝날 일을 6개월 넘게 붙잡고 있었고, 새벽에도 여러 통씩 전화를 받았다. 이렇게까지 깊게 관여하는 작품이 평생 또 있을까 싶다”며 “해외 프로덕션에서 한국을 가장 크게 다룬 작품이기도 하고, 좋은 작품이기도 해서, 번역을 했다는 게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자막 번역은 주로 혼자 하는 일인데 이번에는 팀을 느꼈다. 스스로 의심했던 대사들이 배우분들에 의해서 멋있게 재현될 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팀에 고마움을 느끼기도 했다. 내가 부족한 것을 팀 구성원들이 완성해준다는 느낌이 들어 든든하고 행복했던 작업”이라고 했다.여러 언어가 뒤섞여 나오지만 한국인이라면 드라마를 잘 이해할 수 있으리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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