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경의 토지와 자유] 최악의 패착이 될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내수진작은 고사하고 환율, 가계부채, 부동산만 자극할 기준금리 인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성장이 둔화되고 경기가 침체되는 것에 대한 대응 성격이라고 한은은 주장하지만 한국경제가 기준금리를 조금 내린다고 반등할 상황이 아니라는 건 삼척동자도 알고 있다. 오히려 한은의 연속된 기준금리 인하는 가뜩이나 위태로운 환율을 더 불안하게 만들고 가계부채와 부동산을 들썩이게 할 재료로 기능할 가능성이 있다.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0월 28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금융시장의 동결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연 3.00%로 0.25%포인트 더 낮췄다. 지난달 금리를 0.25%p 내려 3년 2개월 만에 피벗에 나선 이후 두 차례 연속 인하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2회 연속으로 인하한 것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진이 있을 때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10월 29일 코스피는 2,455.91포인트를 기록해 48.76포인트폭락했다. 코스닥은 낙폭이 더욱 커 678.19포인트를 기록해 16.20포인트하락했다. 통상 금리 인하는 증시에 호재로 인식되는데 거시지표들이 최악이다 보니 금리인하가 완전히 묻히는 모양새다.트럼프 당선 이후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 중이다. 아마 외환당국의 개입이 없었더라면 환율은 1400원 중반까지 치솟았을지도 모른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미국과의 금리 차이는 1.50%p에서 1.75%p로 확대됐다. 환율에 악재인데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리더라도 속도가 매우 느릴 것으로 예상돼 자본이탈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환차손 우려까지 더해지면 자본이탈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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