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개봉한 영화 에서는 대대로 기이한 병에 시달리는 집안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무당과 풍수사, 장의사가 나선다. 처음에는 단순히 조상의 묫자리를 잘못 쓴 문제인 줄...
올해 초 개봉한 영화 에서는 대대로 기이한 병에 시달리는 집안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무당과 풍수사, 장의사가 나선다. 처음에는 단순히 조상의 묫자리를 잘못 쓴 문제인 줄 알았는데, 이장을 진행할수록 사건은 눈덩이처럼 커진다. 는 소위 말하는 ‘한국형 오컬트’ 장르이다. 오컬트는 물질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 현상, 혹은 그와 관련된 지식과 학문을 뜻한다. 한국형 오컬트라고 일컬을 때는 주로 무속신앙을 소재로 한다. 개봉 전부터 호화로운 캐스팅과 매력적인 캐릭터 디자인, 독특한 설정으로 화제를 모았던 영화는 천만 관객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가 ‘마이너한 장르’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처럼, 무속과 풍수지리는 호불호가 갈리는 소재이다. ‘미신’ 혹은 허무맹랑한 것, 전근대적인 것의 상징으로서 ‘미개함’ 담당이거나 종교에 따라선 강렬한 배척의 대상이었다. 동시에 태몽과 신년운세, 사주, 궁합의 얼굴로 한국인의 일상과 무의식에 깊이 침투해 있기도 하다.
무속 열풍의 첫 번째 요인은 무속의 세련된 재해석과 인간적 면모에 느끼는 매혹이다. 무속과 무당은 신과 관계한다는 점에서 비현실적인 존재로 타자화되었다. 동서양을 불문하고 고대국가 시절을 제외하면 무속인은 사회에서 격리되어 가장 비천한 취급을 받는 계급이었다. 또한 무속 탄압의 역사에서 확인할 수 있듯, 근대화를 향한 열망이 전통적인 생활양식과 종교활동을 ‘미신’으로 일반화했다. 그래서 무속인은 ‘어딘가 구식’이고 ‘지금 여기’와는 동떨어졌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런데 의 ‘MZ 무당’ 화림과 봉길은 세련된 옷차림, 헬스클럽 등에서 체력 단련을 하는 모습, 굿을 할 때 컨버스를 신는 의외성으로 이목을 끌었다.
인간적인 면모는 한국 무속 세계관의 특징이자 지금 무속이 인기를 끄는 두 번째 요인인 ‘치유’와 관련 깊다. 에는 다양한 전문가들이 출연해 무속의 여러 차원을 조명하는데, 인류학 박사 로렐 켄달은 “귀신이 있느냐 없느냐를 다루는 일보다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무속은 오랫동안 민간신앙으로서 의학이나 과학의 영역에서 해결할 수 없었던 다양한 질병에 대처하고, 정서적 보호막 기능을 했다. 막대한 부를 소유했는데도 병을 피할 수 없는 의 장손들, 에서 병원을 전전하다가 무당 앞에 와서야 “네 잘못이 아니다”라는 말을 듣곤 울음을 터뜨리고 굿을 통해 낫는 사연자들처럼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라도 무속의 치유 효과는 체험할 수 있다.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죽은 자와 연결된다는 가능성, 지금 겪는 어려움과 고통을 이해하는 자가 있다는 감각, 대접하고 대접받는 의식은 강력한 위로와 대리만족으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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