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전 서인국의 유튜브 콘텐츠 에 출연한 케이윌은 자신의 노래 ‘이러지 마 제발’의 뮤직비디오를 아직 보지 않은 관객에게 축하한다고 말했다. “당신 인생에 한 ...
두 달 전 서인국의 유튜브 콘텐츠 에 출연한 케이윌은 자신의 노래 ‘이러지 마 제발’의 뮤직비디오를 아직 보지 않은 관객에게 축하한다고 말했다. “당신 인생에 한 번의 재미가 남았다.” 2012년 발매된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는 당시 엄청난 화제몰이를 했다. 그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인생에 남은 한 번의 재미’라는 케이윌의 발언을 과장이나 허풍만으로 치부할 수는 없으리라. 11년이 지난 2024년 6월, 케이윌은 ‘내게 어울리는 이별 노래가 없어’라는 노래로 컴백하며 ‘이러지 마 제발’의 2탄이라고 밝힌 뮤직비디오를 가져왔다. 요즘 멸종되다시피 한 드라마 타이즈, 즉 영상을 드라마화한 뮤직비디오에는 1탄의 등장인물이었던 서인국과 안재현이 그대로 출연한다. ‘내이별’ 뮤직비디오는 티저 공개 때부터 큰 관심을 받았고, 본편이 공개된 이후로는 그야말로 화제성을 쓸어 담았다.
‘이러지 마 제발’ 뮤직비디오에는 3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서인국, 안재현, 다솜은 평범한 삼각관계처럼 보인다. 서인국은 친한 친구인 다솜과 다솜의 연인 안재현을 심란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슬픔에 가득 찬 서인국과 안재현·다솜의 결혼식 장면이 교차될 때 서인국은 짝사랑하는 여자를 떠나보낸 비극의 주인공이다. 여기까지는 지극히 평범한데, 이 뮤직비디오에는 소위 ‘반전’이 있다. 스포일러 주의! 뮤직비디오의 마지막에서 서인국은 다솜을 가운데 두고 셋이 함께 찍은 결혼식 사진을 들여다보다가, 안재현을 찢어낸다. 그리고 안재현의 사진을 자신과 나란히 붙인다. 서인국이 좋아한 사람은 안재현이었던 것이다. 하필 노래 제목도 ‘이러지 마 제발’이어서, 예상치 못한 결말에 놀란 시청자들이 제발 이러지 말라고 울부짖는 리액션이 더해지며 대한민국 뮤직비디오계에 한 획을 그었다.
퀴어베이팅의 사전적 의미는, 픽션이나 엔터테인먼트에서 창작자가 퀴어 요소를 활용하거나 넌지시 암시하면서도 실제로 묘사하지는 않는 마케팅 전략이다. 퀴어나 성소수자 친화적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관계와 등장인물을 미끼로 이용한다는 의미이다. 언젠가부터 미디어를 점령한 ‘브로맨스’ ‘워맨스’가 대표적인 예시에 속한다. 이성애 관계 바깥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강렬한 이끌림이나 감정을 적극적으로 조명하면서도, 그 감정은 로맨스가 아니고 주체도 퀴어가 아니라는 알리바이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그 외에도 퀴어 캐릭터가 작품 안에서 단순히 흥미를 유발하기 위한 요소이자 장치로서 등장하거나, 소수자로서의 특수성을 부각하는 데 쓰이는 것도 퀴어베이팅이다. 의 강준희처럼 퀴어지만 이성애자인 중심인물을 좋아하여 중심서사에 편입할 수 없는 인물은 결국 이성애자인 주인공이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보여주는 장치로 쓰인다.
‘이렇게라도’ 가시화되고 언급되는 게 더 낫지 않냐는 질문이 가능하다. 아예 없는 존재로 취급되는 폭력과, 타자화되어 안전하고 무해한 오락거리일 때만 환영받는 기만은 비교 대상이 아니다. 이거보단 저거가 아니라 이것도 저것도 문제다. 창작자도 소비자도, 누군가를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비밀’로 설정하거나 오락거리로 소비하는 행위의 의미를 성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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