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들이 한 칸에 여러 마리씩 비좁게 갇혀 있었다. 식용 개농장을 눈앞에서 본 것도 충격이었고, 개 수백 마리가 짖는 소리도 놀라웠지만 가장 충격적이었던 점은 음식물 쓰레기였다. 음식물 쓰레기를 실은 수레가 다가오자 개들은 그마저도 식사라고 꼬리를 흔들며 반겼다.
지난봄, 오렌지의 입양 홍보 사진을 찍기 위해 벚꽃 명소를 찾다가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개농장을 발견했다. 올레길에서 불과 몇 발자국 떨어지지 않은 곳에 수백 마리가 뜬장에 갇혀 짖어대고 있었다.
음식물 쓰레기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지난봄, 오렌지의 입양 홍보 사진을 찍기 위해 벚꽃 명소에 가다가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개농장을 발견하게 되면서이다. 올레길에서 불과 몇 발자국 떨어지지 않았던 곳이라 처음엔 단순히 개들이 많이 묶여있는 마당인 줄 알았다. 하지만 차창을 내리자 평범한 농가인 줄 알았던 가림막 안쪽에서 인기척을 느낀 개들이 연달아 크게 짖는 소리가 들렸다. 이내 개 수백 마리가 짖는 소리가 골목을 채웠고 동시에 썩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사람들 눈을 피하기 위해서인지 외관을 따라 어지럽게 가림막이 덧대어져 있었다. 그래도 눈만 대충 가리는 목적이었는지 철통 보안은 아니어서 둘러보니 뜬장에 큰 개들이 갇혀있는 것이 보였다. 바닥에는 개들의 분뇨로 보이는 것이 지저분하게 널브러져 있었고, 뜬장 위에는 슬레이트가 위태롭게 덮여 있었다.
알고 보니 개는 현행법상 축산물도 식품도 아니기 때문에 합법적인 식용 개농장이라는 것은 정확한 표현이 아니었다. 소위 합법 개농장이라는 것은 음식물 폐기물 재활용업으로 신고된 업체를 의미한다. 물론 그마저도 동물보호법이나 건축법, 가축분뇨법, 지하수법 등을 위반하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말이다. 폐기물 관리법상 음식물류 폐기물, 다시 말해 음식물 쓰레기를 가축농가에서 사료로 재활용하는 것이 허용되며, 현재 그 농가 대부분은 개농가이다. 결과적으로 개농장을 운영하는 사람은 세 가지 방법으로 돈을 벌 수 있다. 먼저 식당이나 기관 등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해주는 대가로 처리비를 받는다. 그렇게 수거해온 음식물 쓰레기를 사료 대신 개들에게 먹이며 사료값을 아낀다. 그리고 그렇게 키운 개를 도살해 고기로 팔며 고기값을 받는다. 정말이지 ‘돈이 되는’ 최고의 가성비 사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음식물을 버릴 때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게 일반 쓰레기인가, 음식물 쓰레기인가?’ 환경부에서는 음식물 쓰레기 기준으로 ‘동물이 먹을 수 있다면 음식물 쓰레기, 동물이 먹을 수 없다면 일반 쓰레기’라고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정말 이상한 기준이다. 버릴 때 맨손으로 만지기도 싫어하고 숨을 참고 배출하는 그 음식물 쓰레기를 정말 동물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고 보아야 할까? 이것은 요리하다가 남은 당근이나 사과 같은 것을 키우던 동물에게 주는 차원과는 전혀 다르다. 부패하고 오염된, 냉장고 깊숙한 곳에 있다가 어느 날 발견하여 못 먹고 버리는 것이 우리가 배출하고 있는 음식물 쓰레기이다. 배출 장소로 모이고 운반되고 처리되는 과정에서도 당연히 쓰레기는 내내 부패하고 오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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