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분이 울적하면 모자 가게에 가곤 했다. 다양한 모자들이 늘어져 있는 가게에서 얼굴을 반쯤 가릴 법한 우스꽝스러운 모자를 몇 개 쓰고 벗다 보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고 마음이 가벼워졌다. 이토록 나를 쉽게 바꿀 수 있다니. 가을이 오면 나를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 줄 털모자들을 하나씩 꺼내 썼다. 빨간색으로 염색하는 건 두렵지만, 빨간 털모자를 ...
나는 기분이 울적하면 모자 가게에 가곤 했다. 다양한 모자들이 늘어져 있는 가게에서 얼굴을 반쯤 가릴 법한 우스꽝스러운 모자를 몇 개 쓰고 벗다 보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고 마음이 가벼워졌다. 이토록 나를 쉽게 바꿀 수 있다니. 가을이 오면 나를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 줄 털모자들을 하나씩 꺼내 썼다. 빨간색으로 염색하는 건 두렵지만, 빨간 털모자를 쓰는 일은 두렵지 않다. 파란색으로 염색하는 건 큰 결심이 필요하지만 보송보송한 파란 앙고라 모자를 쓰는 건 신이 난다. 모자 하나만 덮어쓰면 나는 금세 다른 분위기를 갖는다.
한때 ‘감성’은 모두가 쓰고 싶어하는 단어였다. 감성 카페, 감성 소품숍, 감성 캠핑까지, ‘감성’을 붙이면 새로운 분위기가, 신선한 매력이 덧입혀졌다. 남다른 분위기를 지닌 카페, 자기만의 정취가 있는 카페를 ‘감성 카페’라 불렀다. ‘감성’은 누구나 탐내는 언어. 참 많은 장소와 행위가 그 언어와 함께했다. 그러나 본질은 없고 어설픈 외향으로 분위기를 흉내 내는 사례가 많아지자 ‘감성’은 종종 조롱의 대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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